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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라디오’ 에 주파수를…
무라카미 하루키에 세계인이 열광하는 데에는 그가 일상을 보여주는 특별한 방식에 있다. 사람들이 놓치는 것,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것을 그만의 감각으로 잡아올려 색다른 각도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2012년 3월 26일자 ‘앙앙’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전설의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세 번째 단행본이자 최종판으로, 하루키의 일상과 해피라이프를 엿볼 수 있다.

하루키에게서 요리를 빼놓고 얘기하는 건 왠지 심심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레시피만을 따로 묶은 책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오래전부터 오믈렛을 확실하게 마스터하고 싶다고 생각하다 장편소설을 마치고 매일 아침 오믈렛을 만든다는 하루키에 따르면, 오믈렛을 잘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오믈렛용으로 기름을 잘 먹인 프라이팬을 확보하는 것이다. 채소를 좋아해 매일 세숫대야 크기의 그릇에 대량의 샐러드를 수북이 담아 우적우적 먹는다는 하루키. 그가 소개하는 훌륭한 샐러드 하나. 마노아 레터스와 쿠라 토마토, 마우이 어니언을 넣은 단순한 샐러드인데, 롤빵과 먹으면 그만이란 찬사다.

그의 글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가벼운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그가 소설가가 된 기쁨을 절실하게 느낄 때가 있다. 솔직하게 “모릅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다. 다른 직업이었다면 그런 답변은 궁색했을 테지만 소설가라서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긴다는 얘기다. 여행도 하루키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여행 마니아인 하루키가 가장 애용하는 여행가방은 카우아이 섬 하날레이에서 산 서퍼용 싸구려 비닐 가방이다. 편리하고 가볍고 탄탄해서 자주 든다. 52개의 에피소드는 일상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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