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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장애인의 즐겁게 사는 법
선천성 뇌성마비로 세 살 때 장애인 요양시설에 들어가 그곳에서 17년간 장애인으로 생활한 스위스 철학자 알렉산드르 줄리앙의 인생 모토는 ‘무조건적인 즐거움을 누려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처럼 즐거움과 쾌락이 있는 곳들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다. 그의 기쁨의 원천은 자신의 내면이다. 그는 깊숙이 가라앉아 그곳에서 기쁨과 평화를 맛본다.

저자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한다’에서 강조하는 것은 ‘내려놓음’이다. 포기나 단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흔쾌히 내려놓을수록 더 능동적이 되고 삶의 여러 상황에 보다 적절히 반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책에서 고통스러운 현실과 드잡이하거나 용쓰지 않으면서 내려놓기를 통해 인생의 즐거움에 이르는 길을 자신의 경험에 비춰 안내한다.

요양시설에서 그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내려놓으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말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학대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불교 ‘금강경’의 한 문장을 통해 그는 큰 깨달음을 얻는다. “소위 ‘붓다의 실재’라 부르는 ‘붓다의 실재’에 관하여, 여래께서 이르시기를 이는 ‘붓다의 실재’가 아니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붓다의 실재’라 부르니라 하시더라”는 말이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장애를 기꺼이 끌어안게 됐다고 고백한다. 금강경을 알렉산드르식으로 말하면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그래서 이를 장애라 부른다”가 된다. 세상의 꼬리표, 이름표와 상관없이 나는 존재한다는 얘기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감사 연습, 내면의 적 다루기, 그냥 행복해지기 등 뜬구름 잡는 식처럼 들리지만 그가 끊임없이 인생에 회의하고 배반당하고 외부의 눈에 불안해하며 싸우고 실패한 이야기를 깔고 있어 공감이 크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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