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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한살 백남준의 미술혁명…그가 다시 돌아왔다
5월 24일까지 첫 전시 50주년 특별전
가수 싸이(PSY)의 뮤직비디오가 세계를 달구고 있지만 백남준(1932~2006)은 이미 40여년 전 비틀스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1970년 백남준은 보스턴의 한 TV 방송국의 요청 아래 비틀스 음악에 맞춰 4시간짜리 ‘비디오 코뮌’을 제작했다. 그 뿐인가. 보스턴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베토벤교향곡 4번에 맞춰서도 전자오페라를 만들었다.

파도 파도 새로운 샘물이 퐁퐁퐁 끊임없이 샘솟는 천재 예술가 백남준. 그의 첫 전시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백남준:음악의 전시 1963-2013’이 서울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재단(KF)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최근 개막됐다.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63년, 백남준은 독일 부퍼탈의 파르나스갤러리에서 세계미술사에 큰 획을 긋는 전시를 열었다. 동양에서 온 서른한살의 당돌한 예술가는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이라는 타이틀 아래 ‘소리의 예술’인 음악을 13대의 텔레비전을 통해 전자예술로 전환시켰다. 이로써 전자미디어는 예술의 영역에 새롭게 편입되기에 이른다. 

거대 도시 뉴욕의 다양한 삶의 편린을 특유의 합성기법으로 자유롭게 뒤섞은 백남준의 1975년 비디오 설치작품 ‘모음곡 212’.                                                           [사진제공=백남준아트센터]

5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백남준이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뗐던 역사적 순간에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의 현대적 울림을 조명한 전시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만우)와 공동기획한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으로 꾸며졌다.

1963년 백남준 전시의 어시스턴트였던 만프레드 몬트베가 찍은 사진은 그 당시 생생했던 전시현장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또 백남준의 대표적 싱글채널 비디오 ‘글로벌 그루브’, 텔레비전의 매체성을 나타낸 ‘전자오페라 I, II’도 감상할 수 있다. 뉴욕의 WNetTV가 1975년 심야에 매일 3~5분씩 방송했던 백남준의 ‘모음곡 212’는 뉴욕의 다양한 삶의 편린이 백남준 특유의 합성기법으로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이다. 구형 진공관 라디오 9대로 슈베르트를 표현한 비디오 조각 ‘슈베르트’, 명화를 장식하는 금빛 액자에 작은 브라운관 20개를 집어넣은 비디오 조각 ‘퐁텐블로’도 내걸렸다.

박만우 관장은 “관람자는 컴퓨터 회로처럼 디자인된 전시장에서 백남준의 예술세계라는 회로 안으로 들어가 각 섹션을 자유롭게 오가며 그 안에 담긴 개념과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며 “흔히 백남준을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알지만 음악과 미술을 전자테크놀로지로 융합하며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 백남준은 하나의 틀에 가둘 수 없는 혁명적 예술가”라고 밝혔다. 무료 관람. 한편 백남준의 예술은 8월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에도 초대됐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아트&테크놀로지’를 주제로 열리는 2013 에든버러 페스티벌 기간 중 에든버러대학교 내 탈봇 라이스 갤러리에서 ‘백남준의 주파수로:스코들랜드외전’이라는 대규모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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