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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에 ‘비틀즈 뮤비’만들었던 백남준.. 다시보는 그의 ‘음악의 전시’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가수 싸이(PSY)의 뮤직비디오가 세계를 달구고 있지만 백남준(1932~2006)은 40여년 전에 이미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1970년 백남준은 보스톤의 한 TV방송국의 요청 아래 비틀즈 음악에 맞춰 4시간짜리 비디오 코뮌을 제작했다. 그 뿐인가. 보스톤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베토벤교향곡 4번에 맞춰서도 뮤직비디오에 해당되는 전자오페라를 만들었다.

파도 파도 새로운 샘물이 퐁퐁퐁 끊임없이 샘솟는 천재예술가 백남준. 그의 첫 전시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백남준:음악의 전시 1963-2013’이 서울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재단(KF)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최근 개막됐다.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인 1963년, 백남준은 독일 부퍼탈의 파르나스갤러리에서 세계미술사에 큰 획을 긋는 전시를 열었다. 동양에서 온 서른한살의 이 당돌한 예술가는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이라는 타이틀 아래 ‘소리의 예술’인 음악을 13대의 텔레비전을 통해 전자예술로 전환시켰다. 이로써 전자미디어는 예술의 영역에 새롭게 편입되기에 이른다.

오는 5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백남준이 미디어 아티스트로써 첫 발을 뗐던 역사적 순간에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현대적 울림을 조명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만우)와 공동기획 아래 열리는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소장품으로 꾸며졌다. 1963년 전시의 어시스턴트였던 만프레드 몬트베가 찍은 사진들은 그 당시 생생했던 전시 현장을 전해준다. 


또 백남준의 대표적 싱글채널 비디오 ‘글로벌 그루브’, 텔레비전의 매체성을 나타낸 비디오 ‘전자 오페라 I, II’도 감상할 수 있다. 뉴욕의 WNet TV가 1975년 심야에 매일 3~5분씩 편성 방영했던 백남준의 ‘모음곡 212’는 뉴욕의 다양한 삶의 편린이 백남준 특유의 합성기법으로 자유롭게 표현됐다.

구형 진공관 라디오 9대로 슈베르트를 표현한 비디오 조각 ‘슈베르트’, 명화를 장식하는 금빛액자에 작은 브라운관 스무대를 집어넣은 비디오 조각 ‘퐁텐블로’도 내걸렸다. 이와함께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을 찍은 대형사진과 생전에 쓰던 물품도 설치됐다.

박만우 관장은 “관람자들은 마치 컴퓨터회로처럼 디자인된 전시장에서 백남준의 예술세계라는 회로 안으로 들어가, 각 섹션을 자유롭게 오가며 그 안에 담긴 개념과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며 “흔히들 백남준을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알지만 음악과 미술을 전자 테크놀로지로 융합하며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 백남준은 하나의 틀에 가둘수 없는 혁명적인 예술가”라고 밝혔다.
 

생전의 백남준이 기존 예술형태에 파괴적으로 개입했듯 이번 전시는 관람자의 시각, 청각, 촉각뿐 아니라 공감각적 체험을 가능케 하며 관람자에게 보다 많은 관람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무료관람

한편 백남준의 예술은 오는 8월 개막되는 2013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에도 초대됐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아트& 테크놀로지’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2013 에든버러 페스티벌 기간 중 에든버러대학교 내 탈봇 라이스 갤러리에서 ‘백남준의 주파수로:스코들랜드 외전’이라는 대규모 특별전(8월9일-10월19일)을 개최한다.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의 50주년을 기념하는 이 특별전에는 ‘글로벌 그루브’, ‘비디오 코뮌’, ‘바로크 레이저’, ‘삼원소’, ‘실험 텔레비전’, ‘TV 부처’, ‘TV 첼로’ 등 70여 점이 내걸린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찾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백남준의 앞서갔던 예술이 다양하게 재조명될 예정이어서 이 전시의 의미는 자못 클 것으로 전망된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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