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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탁 음악감독 “퓨전국악, 해외서 우리음악 대표하듯 비쳐져 우려”
“전통음악의 오리지널 진수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다음달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안숙선, 김덕수, 이춘희 등 국악 명인 3인의 콘서트 ‘행복’에서 지휘봉을 잡은 음악감독 이용탁(47ㆍ사진)은 이번 트리오의 만남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이번에 40인조 국악오케스트라 ‘아홉(A-Hope)’을 이끌어 공연의 막을 여는 서곡 ‘아리랑 판타지’부터 끝곡 ‘어머니 마음’까지 명인이 전하는 울림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 감독은 국악과 서양음악을 두루 전공해, 줄곧 전통음악을 현대에 맞게 되살리는 길을 밟아왔다. 박은성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국악관현악계 거장 박범훈(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게 사사(師事)했다. 1995년 국립창극단에 피리 수석으로 입단한 뒤 중앙국악관현악단 지휘자(1998년~2002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2003년~2005년), 국립창극단 음악감독(2006년~2012년)을 지내는 동안 국악 대중화에 힘써왔다.

인천 새얼문화재단과 함께 한 ‘국악의 밤’이 대표적이다. 20년째되던 지난해 이 감독이 지휘한 ‘국악의 밤’은 공연장이 꽉 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서서 관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996년 국악협회의 ‘젊은작곡가상’을 받고 자작곡 음반도 여럿 발표한 그는 전통을 바탕에 둔 뮤지컬곡을 써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창극 ‘청’(2007)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50주년 기념작으로 재공연돼 화제가 됐다. 지난해 경상도 고령군청 의뢰해 만든 ‘대가야의 가야꼬’ 도 지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양문화재단과 함께 한 ‘이판사판 콘서트’는 부를 판(관악연주), 두드릴 판(타악연주), 춤판, 소리판, 탈판(탈춤공연), 놀판(합주) 등 대중의 기호에 맞춰 다양하게 변주한 기획으로 호평받았다.
 
음악감독 이용탁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그는 “어떻게하면 국악이 대중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할 지 늘 고민”이라며 “우리 전통의 선율과 서정적 분위기가 있는 것은 국악오케스트라와도 잘 어울려져 서양음악에 길들여진 한국관객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각 대학에서 국악과 전공생이 넘쳐나 젊은 국악인을 중심으로 ‘크로스오버’와 ‘퓨전’ 국악이 팽창하는 추세에 대해 “대중의 입맛에는 맞을 수 있지만 ‘퓨전’이 국악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기본기를 갖추기 않은 음악이 국내외에서 마치 우리음악을 대표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좀 걱정스러운 현상”이라고 씁쓸해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사진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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