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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11조 시장 캡슐커피 전쟁서 다윗이 골리앗 이겼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약 11조1700억원)에 달하는 ‘캡슐 커피’ 전쟁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영국의 중소업체 듀얼릿은 글로벌 다국적기업인 네슬레의 캡슐 커피 머신 ‘네스프레소’에 호환 가능한 커피캡슐을 정품보다 30%가량 싸게 공급해오다 네슬레 측으로부터 특허 침해라는 명목으로 고소당해 소송전을 벌여왔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일단 듀얼릿의 손을 들어줬다. 듀얼릿이 네슬레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

이 판결은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네슬레에 큰 충격이 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네스프레소 머신의 매장 면적당 수익률이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보다 높은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네슬레에 상당한 손실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아이젠워터는 네스프레소 1년 매출 규모는 47억6000만달러(약 5조3169억원)에 달하며, 이 부문에서 네슬레의 최대 수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급변하는 소비재 시장에서 (네스프레소는) 명품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소송은 변호인단 숫자 면에서 이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연 매출액 1500만파운드(약 256억원)의 중소업체 듀얼릿은 현재까지 소송비로만 100만파운드(약 17억원)를 썼다. 이는 듀얼릿 연 매출액의 7%에 달하는 비용이지만, 네슬레 측은 몇 시간 안에 벌 수 있는 금액이다.

소송 와중에도 네스프레소 호환 커피캡슐 생산을 밀어붙이고 있는 듀얼릿의 총괄매니저 레슬리 고트 바튼은 “소송비만 해도 상당히 부담이 된다. 상대편 변호인단은 축구팀이나 럭비팀 수준”이라면서 “변호인단 숫자 면에서 5 대 1 정도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슬레 변호인단 측은 이 판결이 나오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4월 유럽 특허청에서는 네스프레소 측의 특허권을 인정했는데, 이번 판결은 일관성이 없다”며 “판결문을 분석해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네슬레 정품 커피캡슐은 매장에서 개당 825~995원,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캡슐 16개 들이 1세트가 1만원가량에 판매 중이다. 듀얼릿 제품은 듀얼릿 홈페이지를 통해 10개 들이 1세트를 2.9파운드(약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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