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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전설의 주먹’ “강우석 감독님, 존재가 행운”
충무로에 핫한 ‘라이징 스타’들이 떴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의 10대 시절로 열연을 펼친 박정민, 구원, 박두식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연기는 가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 했다. 이들이 그동안 쌓은 필모그래피에 비해 출중한 연기였다. 그렇지만 정작 이들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의 어린 시절을 표현해야 했기에 부담감은 남달랐다. 피땀을 흘리며 액션스쿨을 다녔고,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거쳤다. 이들의 노력은 고스란히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으며,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 ‘옥의 티’가 되지 않기 위해...

수 없이 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한 세 사람이다. 강우석 감독이라는 충무로의 거장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으며 심장이 터질 듯 긴장했다.

“캐스팅이 된 뒤부터는 정말 제 시간 없이 피땀 흘리며 노력했죠. 저 뿐 아니라 이 친구들 모두 그랬을 거예요. 각자 운동하면서도 내내 걱정했겠죠. 저 역시 막막했고, 힘든 시간이었어요.”(박정민)

“정말 말 그대로 너무나 큰 감독님이잖아요. 게다가 선배님들도 너무 훌륭하신 분들이고요. 이렇게 완벽한 작품에 저라는 존재가 피해를 주지 않을지 걱정했죠. 육체적으로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해요.”(구원)

특히 황정민을 연기한 박정민은 강우석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불리고 있다. 실제로 강 감독은 그가 출연한 ‘파수꾼’을 인상깊게 봤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전 정말 몰랐어요. 이번에 감독님이 말씀하셔서 알았거든요.(웃음) 아마 제가 건방져질까봐 말씀 안 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 감독님이 ‘파수꾼’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죠. 그저 전 오디션을 열심히 준비했을 뿐이거든요.”(박정민)

세 사람 중 유일하게 현재 소속사가 없는 박두식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공모전을 통해서 오디션 영상을 직접 준비했다고.

“전 눈에 띌 루트가 없었죠. 공모전을 보고 직접 영상을 준비했어요. 말풍선에 있는 대사들을 영화 대사들로 바꿔서 촬영했죠. 마감이 이틀 뒤였고, 시간이 없었어요. 비오는 날 학교 뒷산에 올라가서 찍었죠.”(박두식)


# 우리는 우리뿐이었다

실제 마주한 세 사람은 여느 또래들처럼 장난기가 넘쳤다. 촬영을 하면서 친해진 사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가식이 없었다.

“만약에 이렇게 친해지지 않고 촬영에 들어갔으면 되게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그냥 드라마틱했겠죠. 우리는 우리밖에 없었어요. 서로 믿고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이기도 했죠.”(박정민)



“저는 솔직히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두식이에요. 너무 웃기거든요. 놀리는 재미도 있고요. 저는 정민이 형한테 존댓말을 쓰는데 두식이는 바로 말을 놓더라고요. 그 패기가 아주 대단해요.(웃음)” (구원)

“원래 평상시에도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편이에요. 편한 걸 추구하죠. 정민이 형한테 반말을 했던 건 방을 둘이 쓰기도 했고, 좀 더 편해지기 위해서였어요. 하하.”(박두식)

이들을 친구로 맺어준 사람이 바로 강우석 감독이다. 세 사람은 강우석 감독에 대해 “존재만으로도 무서운 감독님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감독님이 말씀이 많은 편은 아닌데, 한 마디 한 마디가 연기적으로 도움이 돼요. 저같은 경우는 데뷔한 지 이제 2년이 됐잖아요. 아직 신인인데 신인 배우의 시점에서 강우석 감독을 만났다는 게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박정민)

극 중 세 사람이 선보인 액션은 상당하다. 아무리 액션스쿨을 다녔다 할지라도 부상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뼈가 삐고 멍들고 했죠. 게다가 저는 눈병까지 난 거에요. 면역력이 떨어져서 눈병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많이 힘들었죠.”(박정민)

“저도 잔부상이 많았어요. 그래도 견딜 만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구원이가 한 번 기절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 완전 놀랐죠.”(박두식)



“그 때가 아마 호프집 격투신이었을 거예요. 이상훈이라는 인물의 주특기가 발차기잖아요. 계속 발차기를 해야 했고, 점프도 해야 해서 굉장히 무서웠어요. 몸도 많이 힘들었고요. 정두홍 감독님도 무서워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구원)

돌이켜보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소중한 추억이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가 강우석 감독님을 만난 건 인생의 큰 행운”이라며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전설의 주먹’으로 톡톡히 관객들에게 신고식을 치른 세 사람. 떠오르는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향후 행보가 궁금했다.

“엄마가 늘 드라마에 나오라고 하세요.(웃음) 배우 한 번 했으면 드라마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죠. 사실 저는 감독님과 서로 작품에 상의할 수 있는 위치가 됐을 때 드라마를 하고 싶거든요. 그래도 이번에 엄마 소원은 풀어드렸어요. ‘사춘기 메들리’라는 KBS2 드라마 스페셜 단막극에 출연해요. 아마 5~6월쯤 방송 될 것 같아요.”(박정민)



“저도 정민이 형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사실 ‘청담동 앨리스’에 나오면서 많이 서러웠어요. 역할이 작아서가 아니라 캐릭터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앞으로는 열심히 실력을 쌓아야겠죠?”(구원)

“저는 일단 소속사를 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에요. 향후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요?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원래 판타지물을 광적으로 좋아하거든요. 만약에 그런 작품이 들어온다면 정말 잘 할 수 있어요.”(박두식)

박정민, 구원, 박두식. 세 사람은 각기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의기투합, 무지개보다 더 다채로운 색깔을 표현해낸 것이다. 아직 이들이 가야 할 길은 멀고 각자 걸을 길 역시 다르다.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히 갖춘 세 사람이 향후 선보일 행보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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