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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도심 마지막 농성장, 광화문역 장애인들 “우리도 쫓겨날까?”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재능교육 농성장 등 잇따르는 농성장 철거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또다른 이들이 있다. 바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등급제ㆍ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공동행동)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장애인 부양의무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광화문 역에서 서명운동 및 농성을 진행 중이다. 7일 오후 방문한 농성현장은 차분했다. 휴일 도심 지하철역 한구석에 자리잡은 천막 주위에는 부양의무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홍보물과 함께 지난해 목숨을 잃은 고 김주영 활동가의 영정사진이 자리잡고 있었다.

“농성을 시작한 지 200일이에요. 저희도 이렇게 오래 진행될 줄은 몰랐어요”라며 이윤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실장은 200여일간 지속되고 있는 농성을 말했다.

이 실장은 “일주일 단위로 장애인관련 단체는 물론, 함께 연대하는 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큰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라며 소회를 말했다.

인근 농성장의 잇따른 철거 소식에 불안함은 없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쌍용차 분향소가 철거된 후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구성원들을 결속시키는 계기도 됐다”며 “장애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초 점거당시 대치상황을 제외하고는 크게 마찰이 없었다”고 말했다.

왜 도심 한복판의 지하철역을 택했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문제를 감춰야할 것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불법 점거라는 현실적 모습, 주위 상인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죄송함을 잘 알지만, 현실법이 해결하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 장애인의 생존이라는 문제에 대해 이렇게라도 알리고 도움을 청하고 싶어 점거 농성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처음에는 무심한 눈길로 지나치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잠깐 멈춰 서명을 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고 있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이 실장은 말했다.

한편 서울시 측은 공동행동측의 농성이 불법 점거농성은 맞지만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무리한 강제철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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