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매출도 3분기 연속 50兆 달성소송충당금 등 악재 감안땐
전분기 웃도는 ‘화려한 실적’
스마트폰 편식은 해결 과제로
삼성전자가 3분기 연속 매출 50조-영업익 8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가 5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의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분기 실적 기록 경신은 잠시 멈춰섰다. 비수기, 소송 충당금 확보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분기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갤럭시S4의 출시가 본격화되는 2분기에는 10조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온다. 다만, 스마트기기에 대한 지나친 실적 의존도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비수기도 넘은 실적 안정성…2분기 영업익 첫 10조원 넘나=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4.87%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2.9%나 늘어났다. 이익 규모도 시장에서 예상했던 8조6000억원 선을 웃돈다. 1분기가 IT, 가전의 성수기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실적의 규모와 안정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이익이 각각 7.24%, 1.58% 줄어들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분기 실적 기록 경신은 멈춰섰다. 하지만 애플과의 특허소송 1심 판결 약 6500억원의 배상판결을 받고 충당금을 쌓은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분기보다 이익이 더 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무선통신(IM) 사업부가 실적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의 1분기 판매량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4분기 63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홍콩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삼성전자가 1~3월 매달 2500만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총 7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32%에서 소폭 늘어난 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갤럭시S3의 판매량이 1540만대로 아이폰5(2740만대)와 아이폰4S(1740만대)에 밀렸음에도 전체 점유율이 증가했다는 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체의 체력과 체질이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모델들이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시장에서 폭넓게 사랑받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노키아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7.7%를 차지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3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 것이라는 관측에도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상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분기가 가장 적다. 2분기에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갤럭시S4가 본격 판매되는 시점이 2분기부터여서 1분기 7000만대를 기점으로 남은 3개 분기마다 8000만대 이상만 나온다면 3억대 돌파도 점칠 수 있다. 2분기에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스마트폰 편식’은 여전히 숙제=‘이익의 쏠림’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지난 1분기에 1조1000억~1조2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분기 대비 17~18% 정도 줄어든 수치다. D램 가격 강세의 효과를 봤지만, 애플에의 판매감소 영향을 받은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도 비수기ㆍ재고소진의 영향으로 이익이 25% 이상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TV 부문은 8년 연속 세계 1위가 유력하지만, TV시장 전체의 판매량 감소가 크게 나타나고 보급형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마진율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둔화될 것이라던 IM사업부의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고, 반등할 것이라던 나머지 사업부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전체 이익의 70%가 여전히 IM사업부에 집중되어 있는 셈이다.
홍승완ㆍ정태일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