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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부상 천봉삼의 파란만장한 삶…30년만에 마침표 찍은 ‘객주’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한국 역사사회소설의 한 획을 그은 ‘객주’는 1984년 9권의 책으로 나왔지만 작가 김주영은 완간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 그는 거기서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인공 천봉삼을 원래의 구상대로 죽음으로 이끌지 못하고 살아 있는 채로 이야기가 끝났던 것도 후에 더 마무리 지으려는 이야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흘렀고, 4년 전 그는 경북 울진 흥부장에서 봉화의 춘양장으로 넘어가는 보부상 길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울진 죽변항에서 내륙 봉화까지 소금을 실어나르는 길인 십이령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는 이제야 객주를 끝맺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학동네가 펴낸 ‘객주 개정판’은 마지막 10권을 포함해 한 달에 3권씩 순차적으로 나와 마침표를 찍는다.

객주는 정의감, 의협심이 강한 보부상 천봉삼을 주인공으로 해 보부상들의 유랑을 따라가며 경상도 일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근대 상업자본의 형성 과정을 그려낸다. 피지배자인 백성의 입장에서 근대 역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대하소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객주는 금융업, 유통업, 창고보관업 및 물류업을 하던 장소이자, 그런 행위를 하는 상인을 일컫는다. 신라 시대 시작돼 조선에서는 ‘도가’ ‘접소’ ‘도방’ 등으로 불렸다. 객주의 성격에 따라 ‘물산 객주’ ‘해물 객주’ ‘젓갈 객주’ 등으로 부른다. 상도덕에 대한 규율도 강했다. 매점매석과 강매, 보따리 장사를 하는 여인네를 범하는 일 등은 엄하게 다스렸다. 보부상은 신체가 건장하고 지름길을 많이 알며 기억력이 좋고 셈이 밝은 사람들이 종사했다. 보부상 조직을 흥선대원군이 장악하려 한 얘기는 유명하다. 동학농민운동 때는 보부상들이 정부 편에서 토벌에 가담했고, 1898년 황국협회는 보부상들이 중심이 된 단체였다. 작가는 5년간의 사료 수집, 3년에 걸친 장터 순례, 200명 취재를 통해 이를 완성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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