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극 속의 사랑과 결혼...위기 속 단단해지는 관계, 결혼은 유희다
결혼은 현실이다. 현실인 동시에 유희의 소재기도 하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극의 형식을 빌린 사랑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긴장감과 스릴, 재미를 준다. 수많은 작품들이 결혼이야기,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그런데 이들 이야기엔 항상 위기가 있고 위기를 극복하는 해피엔딩이 있다. 가상으로나마 웃을 수 있다면 좋은 결혼 이야기, 연극ㆍ오페라 등에선 결혼을 이렇게 희극적으로 다뤘다.

현실의 사랑과 결혼도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이제는 이혼도 결혼만큼이다 흔한 세상이다. 결혼은 달콤하지만, 헤어짐은 아무리 흔해졌다 해도 쓰디 쓰다. 극을 통해 달콤함을 지속시키고, 위기를 넘기는 지혜를 얻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지난달 공연한 오페라 ‘팔스타프’는 돈에 대한 욕심으로 유부녀의 사랑을 얻으려는 팔스타프와 결혼 생활이 위기에 맞은 포드와 알리체 부부, 사랑으로 새롭게 인연을 맺어가려는 난네타와 펜톤의 결혼 이야기를 다뤘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베르디의 처음이자 마지막 희극, 말년의 베르디가 남긴 최후의 이 오페라는 결혼을 소재로 유쾌함을 선사했다. 팔스타프의 계략적인 구애를 번뜩이는 재치로 넘기고, 오히려 그를 골탕먹인 알리체는 닥쳐올 뻔한 결혼생활의 위기를 현명하게 넘긴다. 팔스타프의 허세에 잠시 아내를 의심하기도 했던 포드는 알리체에게 잘못을 빌어야 하는 약한 남자가 된다. 딸 난네타는 펜톤과의 사랑을 반대해 다른이와 결혼시키려는 포드의 계획을 역이용해 결혼에 골인, 결국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그런데 당하는 건 언제나 어리석은 남자들. 팔스타프, 포드 모두 희극적 결말의 희생양이 됐다.

사랑과 결혼은 만국 공통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의식을 거쳐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만남, 새로운 사회의 탄생을 축하한다. 넌버벌 퍼포먼스 ‘뮤직쇼 웨딩’엔 위기속에 즐거움이 있다. 이번에도 신랑과 신부의 결혼을 반대하는 건 신부 아버지. 결혼하기가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신랑과 아버지의 기싸움, 신랑 신부의 사랑 속에 빠지지 않는 건 흥겨운 축하의 노래들이다.

끝은 역시 행복한 결말이다. 두 사람의 결혼인데 모두가 사랑을 얻는다. 넌버벌 퍼포먼스라 대사가 하나도 없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다 안다. 세계인이 아는 남여간의 사랑과 결혼을 다룬 이야기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의 연극 ‘이제는 애처가’도 결혼 6년차 부부가 만난 막막한 현실을 사랑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실직으로 벌이가 없는 남편 기타미, 소박한 가정을 꿈꾸는 아내 사쿠라, 아이도 없이 6년을 살았고 생계도 막막한 두 사람이 소원해지는 건 당연하다. 함께 떠난 여행도 해답이 되지 못한다. 이혼의 위기가 닥쳐오지만 내면의 진심과 애정으로 통한다.

셰익스피어가 말한 대로 인생은 연극, 각각은 배우다. 관계가 흔들리는 순간은 존재하고 현실도 그렇다. 작품속엔 이를 극복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이 담겨있다. 그 희망의 노래에 사람들은 위안을 얻고 힘을 얻는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1>넌버벌 퍼포먼스 ‘뮤직쇼 웨딩’. [사진제공=PMC프러덕션]

<사진2>연극 ‘이제는 애처가’.[사진제공=한강아트컴퍼니]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