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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금리인하 압박…한은의 고민
[헤럴드경제= 하남현 기자]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새 정부가 고민 끝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한 만큼, 정책공조 차원에서 한은의 통화정책도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입 감소분 12조원을 포함해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키로 한 것은 어떻게든 추가 경기 하락을 막고 성장엔진에 불을 지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가 취임 직후 “정책패키지에는 당연히 금융부문이 포함된다”고 말해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에 한 축임을 내비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번 달까지 5개월째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했다.

우선 주식ㆍ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HMC투자증권은 인하폭을 0.5%포인트까지 내다봤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4월은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춘 것은 한은이 금리를 내려줬으면 하는 희망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민간연구소도 정부의 추경예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금융정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김희정 연구원은 ‘추경의 시급성과 효과 극대화 방안’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0.5%포인트 올리려면 11조원의 재정지출이 필요하다”며 “그 효과를 높이려면 금융정책 역시 재정정책기조에 맞춰 운영되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리인하의 효과와 금리인하가 불러올 부작용이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싸고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재 기준금리(연 2.75%)도 한국 경제로서는 충분히 낮은 금리라고 주장한다. 금리를 인하해도 경기부양으로 이어질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많은 돈이 풀려 있지만 생산쪽으로 제대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쌓여’ 있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드러나는 버블 등 문제점을 강조하며 치우치지 않는 정책 결정과 추진을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한편 대내외적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다. 광공업 생산, 수출입, 설비투자, 고용시장 등 주요 경기지표는 하나같이 어둡다. 2월 국제수지는 27억1000만 달러 흑자로 1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엔진인 수출 열기는 빠른 속도로 식고 있다. 1월 14%였던 수출증가율은 2월 -7.9%로 고꾸라졌다. EU와 미국, 일본, 중국 등주요 시장에서 모두 수출액이 줄었다. 수입은 3개월째 뒷걸음질이다. EU발 대외악재도 여전히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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