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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선 깡통차 안팔아”…수입차‘배짱 옵션영업’
한국 자동차 시장의 옵션 구매 방식을 두고 소비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트림이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한국 자동차 시장 문화와 달리 미국 자동차 시장은 소위 ‘깡통차’부터 세세한 옵션 가격까지 모두 공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을 좀 더 널리 보장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각 자동차업체 미국 판매법인에 따르면, 미국에선 대부분 업체에서 옵션을 최소화한 ‘깡통차’부터 판매를 실시한다. 한국에서 674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BMW ‘528i’도 미국에선 옵션을 최소화한 모델로 4만9245달러(이하 세금 불포함, 5365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도요타 ‘캠리’ 역시 가장 낮은 사양의 모델을 2만3030달러(250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의 기본 모델 가격은 5만1905달러(5655만원)에 판매한다.
옵션별 가격도 공개돼 있다. BMW 528i에서 우드 소재의 스티어링휠을 추가하면 800달러, 파킹 어시스턴트 기능 500달러,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2400달러, 후방카메라 400달러 등의 식이다. 모든 기능을 더한 풀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가격이 7만8320달러(8532만원)에 이른다. 4만9245달러부터 7만8320달러까지 가격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캠리 역시 최저 사양 모델 판매가격은 2만3030달러이지만 풀옵션에 3.5ℓ 엔진을 선택하면 3만6053달러(3927만원)로 올라간다. 판매가격을 보며 옵션을 고를 수 있다. 스마트키 옵션을 499달러에, 도난 방지 센서를 299달러에, 페인트 보호 필름을 395달러에 선택하는 식이다.
한국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선택이 크게 제한돼 있다. 도요타 캠리는 2.5ℓ 1개 트림을 33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선 4개 트림에 2.5ℓ, 3.5ℓ 2개 엔진을 출시한 상태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독일 차 브랜드도 세부 옵션의 가격을 별도로 공개, 선택하게 하는 미국 방식과 달리 한국에선 이를 별도로 알리지 않고 있다.
고객이 원한다면 세부 옵션을 넣거나 뺄 수 있다는 게 프리미엄 수입차업계의 공식 입장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고가 모델은 커스터마이징(고객 맞춤)이 보편화돼 있지만, BMW ‘5’ 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판매량이 많은 모델은 세부 옵션을 선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BMW를 판매하는 한 딜러는 “일부 고객이 세세하게 옵션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간이 워낙 오래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포기하곤 한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도 옵션 선택권을 점차 늘리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고객 불만은 적지 않다. 기아자동차 ‘K5’는 HID 헤드램프, 스마트 코너링 램프, 18인치 타이어ㆍ알로이휠 등을 묶어 70만원의 하이클래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 역시 스포티 패키지(18인치 알로이휠, TPMS, 패들 시프트, 분할 시트백 폴딩 뒷좌석) 등을 선보였다. 다수의 모델에서 안전 사양인 TPMS도 패키지로만 구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주요 옵션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지만, 스마트키(425달러)나 차량 내부 매트(115달러), 아이폰 케이블(29달러) 등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한층 다양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객 인기가 높은 옵션이라면 별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기본 장착해야 하는데 옵션을 수익 모델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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