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마트, 일식집에서 비싸게 파는 생선회가 상당분 가짜이고, 원산지도 허위 표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인들이 즐겨 찾는 도미는 10마리 중 9마리가 ‘짝퉁’으로 조사됐다. 일간 USA투데이는 21일(현지시간) “물고기 사기가 더는 손을 못 쓸 지경에 이르렀다”며 세계 최대의 해양환경보호단체인 ‘오셔나(OCEANA)’의 미국 내 해산물 유통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오셔나는 지난 2년간 미 21개주의 대형 마트, 레스토랑, 횟집 등 해산물 매장 674곳에서 팔리는 횟감을 거둬 어종 확인 작업을 벌였다. 조사 결과, ‘붉은도미’로 표기돼 팔리는 물고기의 87%가 실제 도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 비율은 흰참치가 59%였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광어ㆍ농어ㆍ대구 등은 최대 3마리 중 1마리에 달했다. 비싼 값의 흰참치로 속여 판 것은 장어처럼 생긴 에스콜라이고, 싸구려 틸라피아가 붉은도미로 둔갑한 것으로 판명됐다. 허위 표기가 적발된 매장 비율은 미국에서 스시레스토랑으로 불리는 횟집이 74%로 가장 높았고, 일반 음식점과 식료품 판매점이 각 38%와 18%였다. 또 미국에서 알래스카 자연산으로 팔리는 연어스테이크가 상당수 칠레에서 수입된 양식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해산물의 84%를 수입에 의존한다. 오셔나 측은 해산물이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어종 및 원산지 사기행위가 공급ㆍ유통ㆍ소매ㆍ판매 등 어느 단계에서 발생하는지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