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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1조의 ‘그림왕국’ 가고시안 화랑이 흔들린다고?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연매출 1조원을 올리며 금세기 세계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가고시안 갤러리가 흔들린다는 소식이 타전됐다.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야요이 쿠사마 등 스타급 아티스트들이 이 갤러리를 떠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미술계 ‘큰손’인 가고시안 갤러리는 현재 뉴욕에만 4개의 갤러리를 두고 있으며, 런던, 로마, 제네바, 홍콩 등 전세계 주요도시에 11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등 생존작가 중 가장 그림 값이 비싼 작가를 소속작가로 두고 세계 미술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른바 슈퍼 갤러리다. 포브스지는 가고시안의 올해 매출을 9억2500만달러(약 9900억원)로 추정했다.

이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미술의 왕국’ 가고시안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현대미술가이드인 ‘이엔(EN)아트’는 이번주 웹진에서 가고시안 갤러리에 대한 새 소식을 전했다.

박지영 이앤아트 디렉터는 "최근 가고시안 갤러리의 아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는 가고시안을 떠받치고 있는 소속작가들이 속속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가고시안은 지난 2주새 세개의 악재를 만났다고 한다. 지난주 제프 쿤스가 가고시안의 라이벌 갤러리인 뉴욕의 막강 화랑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에서 내년 5월 전시를 열기로 발표했다는 것. 미술계에서는 제프 쿤스의 이같은 행보를 통해 조만간 그가 가고시안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미술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가 가고시안과 17년간 이어져온 전속계약을 끝냈다는 소식도 나왔다. 또 지난 14일 아트뉴스페이퍼는 야요이 쿠사마가 가고시안을 떠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야요이 쿠사마는 현재 새로운 전속 갤러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영 디렉터는 "세계 미술시장을 리드하는 이 세 작가의 반기는 갤러리 운영과 권위 면에서는 큰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데미안 허스트는 신인시절부터 가고시안과 손잡고 미주시장을 공략해왔다. 가고시안은 올초 신년 이벤트로 데미안 허스트의 스폿 페인팅을 앞세워 ‘1986-2011스폿 페인팅 완결판’ 전시를 전세계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대대적으로 펼친바 있다.



박 씨는 이번 세 작가의 반란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이들 작가들이 유독 뉴욕 소재 가고시안 갤러리와 결별을 한 점이라고 분석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뉴욕을 비롯한 미주 시장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보고 이들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타급 작가들이 화랑을 옮기는 것은 지극히 다반사로, 지금도 가고시안의 낙점을 받고자 하는 작가들이 줄을 서있다며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가고시안 갤러리는 현재 전속관계(또는 전시를 개최한 작가)를 맺은 작가가 무려 114명에 이를 정도로 보유작가층이 두터워 세명의 작가가 떠난다고 해서 흔들릴 것이라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

어쨌거나 가고시안은 경매시장에서 그림 값을 최고가에 사들여 작가들의 가격대를 유지하거나 올리는 등 매우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작가들에게 엄청난 지지와 신뢰를 쌓아온 화랑이다. 가고시안의 이같은 지원을 벗어난 세 스타작가들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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