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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첫 TV토론 성적표…이정희 80점, 박근혜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대선후보 3인방의 첫 TV토론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4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진행된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2시간에 걸쳐 정치, 외교, 안보, 통일분야의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문재인 후보보다는 박근혜, 이정희 두 여성 후보간의 날선 공세들이 이어졌다.

진 교수는 이날 토론을 마친 이후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먼저 “채점표. 이정희 80점, 문재인 60점, 박근혜 40점”이라고 적은 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진 교수는 이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차분하고 침착한 자세를 보여주었지만, 야권 주자라면는 다소 직선적이고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줘야 합니다. 그 역할을 이정희가 맡아버리는 바람에 한편으론 토론을 쉽게 풀어간 반면, 다른 한편 존재감이 가려진 부분도 있죠”라고 말하면서 “‘토론을 잘 하느냐’와 ‘유권자에게 신뢰를 주느냐’는 별개의 문제. 토론 자체만 보면 이정희 후보가 만점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줬죠”라고 전했다. 진 교수는 그러나 “다만,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부분(“당신 떨어뜨리러 나왔다” 등)이 감점 요인인데, 본인은 거기에 개의치 않는 듯”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진 교수가 거론한 “당신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발언은 이날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정희 후보를 향해 “이 후보는 단일화를 외치는데 그렇다면 사퇴할 경우 국고보조금을 물어내야 한다. 단일화를 말하면서 TV토론에는 왜 나왔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 후보가 “한 가지만 아시면 된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한 부분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에 대한 토론능력에 대한 평가는 높았다.

“이정희 후보는 무엇보다도 토론의 규칙을 아주 잘 활용했습니다. 게임 룰 자체가 불리하게 짜여진 상황에서 거의 게릴라전 수준으로 효과적으로 게임의 규칙을 활용했죠”라고 적은 진 교수는 “일단 ‘준비된 후보’라는 박근혜 캠프의 구호가 무색해지는 토론이었다는 게 성과라면 성과겠죠. 문재인 후보는 딱히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는 상태. 다음 토론엔 더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과제만 받아안게 됐죠”라는 생각이었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진 교수는 “다음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은 아예 이정희 후보에게 맡겨놓고, 포지티브한 콘텐츠를 단호하고 확고한 어조로 유권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쪽으로 가야 할 듯”이라고 말했다.

물론 박 후보에게 40점을 줬지만 “박근혜 후보도 못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었다. 진 교수는 “(박 후보도) 나름 많이 준비한 게 눈에 보이더군요. 하지만 이정희 후보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죠. 한쪽은 원리를 완전히 이해해서, 다른 한쪽은 공식을 달달 외워서 시험 보러 나온 듯”이라면서 “한 마디로, 이번 토론은 왜 박근혜 후보가 그 동안 TV 토론을 기피해 왔는지 라이브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라고 정리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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