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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을게 많은 北 장거리로켓 발사 시도...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북한이 3일 1차 로켓 장착까지 진행하면서 지난 4월 이후 8개월만에 다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북한이 왜 이 시점에 굳이 로켓발사에 집착하는 지는 알쏭달쏭이다.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득보다 실이 많은 상황이다보니 정부 당국자들도 “견적도 잘 안 나오는데”라며 배경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러다보니 군부 숙청과 경제난으로 어수선한 군심과 민심을 상징성이 큰 장거리로켓으로 한방에 날려버리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풀이가 힘을 얻는 모습이다.

우선 이번 선택은 외교적으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미국은 물론 한창 권력교체가 진행 중인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 게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발사 공표 시점은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특사인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방북 직후다. 리젠궈가 간 이유와 성과가 애매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장만 난처해질 수 있다.

만성적인 식량난과 고질적인 경제난도 더 심화시킬 게 뻔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 우리 언론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거리로켓 한발에 2억~3억달러가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발사체는 동시에 두 개를 만든다. 두 번째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올해만 9억 달러를 허공에 쏘아올리게 된다. 50만t의 식량을 마련할 만한 돈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겨울철에는 북한이 쏘아올리려는 액체연료 로켓 발사가 쉽지 않다. 장거리로켓 발사 실패 이후에는 최소 1~2년간 정밀 분석과 보완이 불가피한데, 8개월 새 이를 극복했을지도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이번 장거리로켓 발사는 내부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신범철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미국에 북한문제 우선순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아직 정책이 만들어지지도 않아 설득력이 약하다”며 “대외관계를 고려할 때 발사할 때가 아닌데, 결국 국내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현재로서는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내부의 정치적 요인이 클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김정은이 집권 1년이 다 돼가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잦은 군부 지도부 교체 등으로 군심과 민심만 불안해지자 로켓 카드를 빼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외부에 발사계획을 공표하면서도, 내부 주민에게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발사 전까지 시간이 꽤 남은 데다, 성공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기다리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4월에 이어 이번에도 실패하면 되레 주민들의 실망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약 한 달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 추도기간을 설정한 것에서도 정치적 배경을 읽을 수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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