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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한국경제를 덮치다
깡통 하우스푸어 10만명
안 쓰고…안 먹고…안 입고…
고령은퇴자 자영업 몰리고
상장사 실적 4분기 더 암울
대기업 비상경영체제 돌입



불황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과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래도 벌어먹고 살아야 한다. 재취업이 어려운 고령자들은 자영업 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행 돈 빌려 집 산 사람들에게 집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2012년 10월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31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상장사 121곳의 4분기 실적 예측치를 집계한 결과, 전분기보다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기업이 50곳(40%)에 달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화학 등 주요 기업의 4분기 수익은 3분기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나덕승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스피 제조업의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 시 수익성 지표도 동반 악화한다”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로 인해 원화 강세구간에서 외형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고, 매출 규모가 줄면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 수익성 악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재계는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내실화와 보수 경영에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른 수건을 짜는’ 초비상경영에 돌입한 기업도 많다.

의류업체와 유통업체는 3분기에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옷이나 신발 등 유행을 타는 준내구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탓이다.

기업들의 신용도는 하락 추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상하향배율은 2010년 3.5배, 2011년 2.9배에서 올 들어 1.4배로 낮아졌다.

등급상하향배율은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 수를 하락하거나 부도가 난 기업 수로 나눈 수치로, 배율 하락은 등급이 강등된 기업 수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면 위로 떠오른 ‘하우스푸어’ 문제는 소비심리를 더욱 짓누를 전망이다.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는 10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소득의 60% 이상을 빚 갚는 데 써야 하는 ‘잠재적 하우스푸어’도 56만9000가구에 이른다. 이 두 유형의 하우스푸어가 갚아야 할 원리금은 각각 47조5000억원, 149조5000억원에 달한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3년과 중기 재정운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55~64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24만4000명 늘었으며 이 중 자영업자는 38.5%(9만4000명)를 차지했다. 2009년에는 2만6000명, 2010년에는 3만2000명에 불과했다.

<조동석ㆍ성연진ㆍ최진성 기자>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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