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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유플러스 구글TV 출시가 씁쓸한 LG전자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LG유플러스가 셋톱박스 형태로 구글TV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LG전자가 섭섭하게 됐다. 공들여 준비해온 수백만원대 구글TV 대신 10만원대의 셋톱박스 판매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자칫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 구글과 손잡고 ‘U+TV G’를 내놨다. 구글 운영체제가 탑재된 셋톱박스를 통해 실시간 방송, VOD(주문형비디오서비스) 등과 같은 IPTV 기능에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한 상품이다. 디지털 TV를 가진 고객이라면 누구나 월 9900원만 내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셋톱박스는 LG전자가 공급한다.

구글이 제조사가 아닌 통신사와 제휴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구글TV는 TV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각국의 TV제조사들이 구글의 OS를 장착하거나 어플리케이션화한 형태로 제품들을 준비해왔다. 성공할 경우 구글TV의 생태계가 자칫 지금까지의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LG유플러스의 실험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TV분야에서 일종의 ‘멀티플랫폼’ 전략을 쓰고 있다. UD, OLED, 3D, 각종 스마트 OS 등 차세대 TV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모든 기술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쓰고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구글TV 역시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준비해온 분야중 하나다. 경쟁사들이 머뭇거릴때 구글TV 전문 연구조직까지 가동하면서 제품화에 힘썼다. 그 결과 지난 7월에는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구글 TV를 먼저 내놓았고 출시 제품은 한달에 약4000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제품에 탑재한 ‘매직 리모컨’은 구글TV의 활용도를 상당히 높였다는 호평까지 얻었고 이에 힘입어 국내 출시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구글TV 서비스 출시는 LG전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아쉽다. 300만~400만원대 TV세트의 잠재고객들에게 10만원대 셋톱박스를 파는데 만족해야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시장을 키우고 장기적 차원의 구글TV 고객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좀 다른 분위기다.

이번 구글TV출시는 LG유플러스가 그룹 수뇌부를 통해 LG전자에 “구글TV보다 먼저 셋톱박스를 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LG전자가 TV판매를 늘리는 것보다 LG유플러스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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