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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ㆍ기아차 연구소 앞마당에 ‘맨살’ 드러낸 수입차들…
해체되는 車만 연간 수십대…현대기아차 진기 모터쇼 가보니


[헤럴드경제=김대연 (화성) 기자] “1년에 사들이는 수입차만 수백대, 그 중 상당수는 나사 하나까지 모두 뜯어내 정밀 분석을 합니다. 보유 차량의 약 3분의 1 정도를 갖고 나왔다고 보면 됩니다.”(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김진호 차량분석팀장)

일반적인 모터쇼와는 많이 달랐다. 장소도 잔디밭인데다, 화려한 조명, 레이싱걸도 없다. 어떤 차들은 내외장재가 없이 뼈대만 앙상했고, 또 일부는 군데군데가 잘려 나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모든 차가 특징과 제원, 그리고 하부 사진이 담긴 큼지막한 종이를 앞유리에 붙이고 있는 점도 특이했다. 10일 오후 돌풍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경기도 화성시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 앞마당에는 이 처럼 진귀한 ‘모터쇼’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려들었다. 

직접 타보고 만져볼 수 있는 완성차는 현대ㆍ기아차 23대, 수입차 65대 등 총 88대가 전시됐다. 크기별(콤팩트, 소형, 대형), 용도별(레저용, 상용)은 물론 친환경차, 럭셔리차 등으로 구분돼 있어 관람도 수월했다. 연구소측이 가장 완성도가 높고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기아차 K9의 경우엔 모든 부품들이 해체된 체 관람객들을 맞았다.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수입차를 국산차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날 모터쇼는 현대차ㆍ기아차가 협력사들과 지역 주민, 그리고 대학생 등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특히 협력사들은 별도의 비용 없이 완성차 부품의 트랜드를 파악할 수 있어 호응이 높았다.

현대ㆍ기아차의 1차 협력사인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이기동 전무는 “조금 저렴한 차라면 모르겠지만 부품업체들이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수입차를 직접 구매해서 뜯어보기가 쉽지 않다”며 “(모터쇼가) 관심 부품을 살펴 보고 미래에 적용할 기술을 확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친환경차의 주행거리를 향상시키는 단열재를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남양연구소와의 기술 공유를 위해 아예 연구소 3㎞인근에 회사를 차린 경우다. 


현대ㆍ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수입차들을 수시로 구매한다. 연구소내 관련 팀과 부서에서 추천한 차를 심의한 뒤 그 중에서 수백대를 사들인다. 주행테스트 등 대당 약 3개월간 정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 가운데 수십대는 볼트, 너트 하나까지 해체해 정밀 분석한다. 최근에는 BMW 535i와 아우디 뉴 A5를 뜯어봤다. 김진호 팀장은 “분석 과정에 설계팀과 협력사가 참여하게 되며 정보는 모두 데이터베이스(DB)화 해 공유된다”며 “아예 1년에 3차례 정도는 시험이 끝난 차를 협력사 참고용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본사, 연구소, 공장 등에 흩어져 있는 차량을 한자리에서 모아서 보자는 취지였는데 워낙 호응이 좋아 9회째 이르고 있다”며 “외국 메이커들도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하는 곳은 드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이번 ‘R&D 모터쇼’는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Tech Festival)’의 일환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11일 부터는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 28개 협력사의 세계 최초 신기술 23건, 국내 최초 신기술 42건 등 총 73건의 신기술이 비공개로 전시되는 ‘R&D 협력사 테크데이(Tech Day)’도 함께 개최된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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