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뉴타운 25세대 깜짝 소진
문의·방문 급증 거래 부쩍 늘어

강남 재건축 막바지 바닥 다지기
용인 등 수도권 집값 하락세 지속
기존 주택엔 감세 효과 미미


정부가 9.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을 맞아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혜택이 적용되는 미분양 아파트의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와 기존 주택 등은 91.0 대책에도 불구하고 거래량과 시세가 여전히 약세다. 심지어 용인, 고양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거래가 꽁꽁얼어붙었으며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감세 태풍 분다…미분양 아파트의 재발견=“(시장이) 상당히 많이 움직였어요. 9.10 대책 적용시점인 지난달 24일 이후에만 25세대가 순식간에 소진됐어요.”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공급하는 삼성물산 관계자 목소리에 화색이 역력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올해 안에 계약하고 잔금을 치르면 취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는 데다, 향후 5년간 양도세가 100%로 면제된다. 이 같은 9.10 대책의 혜택으로 기존에 골머리를 앓던 미분양 단지에 대해 한시름을 덜어낸 듯한 인상이다.

GS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분양중인 ‘아트자이’에는 정책 발표 이후 최근 문의 전화가 3~4배 늘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시공한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 분양에선 한 투자자가 여러채를 가계약하는 경우도 나왔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9.10 부동산 감세 대책을 발표한지 한달을 맞은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 거래는 늘어난 반면 재건축 아파트와 용인 등 수도권 일부 아파트는 여전히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명암이 뚜렷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시내는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김포 등 신도시의 경우엔 분양가 할인이나 금융 혜택 등으로 집값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판단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값도 크게 올랐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지난달 서울지역 전셋값은 0.4% 상승했다. 가락동 B공인 관계자는 “가락시영이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수요는 많은 반면 물량이 없으니 자연스레 전셋값이 뛰지만 매수 여력이 큰 소비층이 아니어서 당분간 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감세효과, 재건축 & 기존 주택엔 그림에 떡=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실거래가 조사에 따르면 10월 첫주(1~5일) 거래량이 44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3~7일) 한주간 거래량이 381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량 증가세가 전체 시장을 대변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특히 세제 혜택이 적은 강남 재건축 시장의 경우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동 C공인 관계자는 “9.10 대책에 따른 기대감의 영향인지 매물이 보통 1000만~2000만원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선 평균 시세보다 1000만원씩 빠진 급매물도 있다”며 “막바지 바닥 다지기 상황인듯 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대책의 효과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개포동 W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한 두건 있긴 해도 가격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고 문의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경기가 수반돼야 약발이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ㆍ고양 등 일부 수도권 집값하락 역풍=용인ㆍ고양 등 수도권 일대 미분양 아파트는 9.10 감세 대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락세다.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된 반면 기존 주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반감됐기 때문이다. 실제 용인과 고양지역 아파트는 지난주 매매가 변동률이 각 -0.02%, -0.01%를 기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대책 발표 효과는 시작 때와 끝날 때 반짝하는 경향이 있어 11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 상황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지금의 혜택이 내년 정도까지 연속성을 지녀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웅기ㆍ이자영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