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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등포는 전통시장-대형마트 최대 ‘격전지’
서울시내 상권 분포 조사해보니
일제시대부터 물류중심지 부상
시장 반경 500m내 마트만 25곳

중구, 청계천 중심 전통시장 밀집


장사가 잘되는 ‘명당’에는 절로 점포가 몰리는 법이다. 장사의 고수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택한 명당은 어디일까?

서울 시내에서 전통시장이 몰려 있는 최대 밀집상권은 중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영등포와 강북 지역 등 신흥상권에 집중돼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분포 차이를 김유오 시장경영진흥원 상권활성화본부장의 설명을 통해 풀어봤다.

GIS 전문 기업 한국에스리가 분석한 서울 시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분포도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중구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었다. 주민등록을 중구에 둔 인구가 13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밀집도는 더 높다.

김 본부장은 “일제 강점기부터 중구와 영등포가 물류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자연히 시장이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제가 물자 수탈을 위해 놓았던 철도가 중구와 영등포를 지나면서 많은 시장들이 인근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전통시장 밀집도                                                              서울시내 대형마트 밀집도

김 본부장은 “전통시장은 ‘중앙시장’ ‘제일시장’ 등의 명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도심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해당 지역이 중구였다”며 “중구에서도 특히 청계천을 중심으로 종로 쪽은 한국인이 만든 시장, 청계천 이남 남대문 쪽은 일본인이 만든 시장으로 양분됐다”고 전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영등포를 비롯한 강서와 강북에 분포가 몰려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부지 매입 여부는 ▷왕복 6차로 이상의 대로 변에 너른 부지가 있는지 ▷3㎞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사는지 ▷상권 내에 기존 유통업체 매장이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며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업체가 있더라도 출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밀집된 강북ㆍ강서 상권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아리 등 강북과 신정동ㆍ목동 등으로 대표되는 강서는 서울이 커지면서 주택가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확충되면서 ‘배후지 인구’와 ‘접근성’ 등 시장 형성 조건을 갖춘 곳이다. 대형마트가 속속 들어선 것과 더불어 1990~2000년대에 주택가 안 소규모 골목형 시장이 형성되면서, 양측이 같은 소비자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특히 영등포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집중된 ‘격전지’다. 전통시장으로부터 반경 500m 안에 자리 잡은 대형마트는 모두 25곳. 이 중 영등포구에 위치한 대형마트가 2곳이나 됐다. 김 본부장은 “전통시장 중 5일장을 빼면 거의 모든 시장이 대형마트와 1㎞ 내외로 붙어 있다”며 “특히 신도시 개발로 인해 조율되는 부분을 제외하면 서울 시내 시장의 90%가 1㎞ 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형마트와 중첩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 지역은 전통시장이 거의 뿌리를 내리지 못한 지역이다. 대형마트 역시 양재동의 코스트코나 하나로마트 등 몇 개 매장만 간신히 꼽을 정도다. 강남구 50만명, 서초구 40만명 등 거주 인구 규모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전통적 의미의 주택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고, 강남 지역의 높은 땅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대형마트도 쉽게 들어오지 못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보다는 백화점이나 고급 슈퍼마켓이 ‘강남스타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도현정ㆍ정태일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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