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왜 사람들은 ‘마포대교’에서 가장 많이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까?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지난 20일 명문 외고에 재학 중인 A(16)군이 성적 비관을 이유로 한강에서 투신 자살했다. 지난 2008년 이후 A 군처럼 한강 교량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무려 875명에 달한다. 이중 자살시도가 가장 많았던 곳은 바로 서울 마포와 여의도를 잇는 ‘마포대교’다. 모두 85명이 이곳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마포대교가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안게 된 이유는 다른 교량에 비해 보행자의 접근이 용이하고 여의도 증권가가 인근에 위치해있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마포대교 북단은 지하철 5호선 마포역, 남단은 여의나루역과 인접해 있다. 북단은 마포역 4번출구에서, 남단은 여의나루역 2번 출구에서 약 300~370m 거리에 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마포대교로 접근하기가 쉽다. 

실제로 마포대교는 다른 한강 다리에 비해 보행자가 많다.

서울시 도시안전실 교량관리과에 따르면 마포대교는 보행이 가능한 한강 다리 20개 중 보행자가 많은 편에 속한다. 하루 평균 보행자가 800여명 수준에 달한다.

박형재 서울시 교량관리과 주무관은 “마포대교는 접근이 용이하다보니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시민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여의도 증권가가 인접해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주가 폭락으로 인한 투자 손실을 비관해 가까운 마포대교를 찾아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2년 동안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대원으로 활동해온 조동희 경위는 “참 신기하게도 자살자들의 투신 지점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마포대교의 경우 북단보다는 남단 쪽에서 투신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한강대교는 아치 부분에서 발생률이 높다”며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어렵지만 접근이 용이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마포대교를 ‘소통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하고 오는 27일부터 1년간 시범 운영한다. 투신 발생 지점마다 센서를 설치해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난간에 ‘혹시, 지금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지금 가서 한 번만 다시 보고 와요’ 등의 희망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시설을 설치한다. 다리 중간 전망대 구간 양측에는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과 이를 말리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1.8m 규모의 ‘한 번만 더 동상’도 들어선다.

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