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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 딜레마’ 에 빠진 교사들…학부모 소통 수단 vs 사생활 침해
무료 메시지앱 이용해 교사-학부모 부담 없는 소통

늦은 밤ㆍ주말에도 울리는 학부모 메시지, 교사 부담 ↑

교총, 교육용 무료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개발 추진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경기도 A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김모(29ㆍ여) 씨는 요즘 ‘카카오톡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학부모들이 보내는 메시지가 퇴근 후 늦은 저녁시간이나 주말까지 계속돼 난감한 상황이다.

올해 초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개인 휴대폰 번호를 학부모에게 알리고 긴급 상황 시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저녁 늦은 시간에 ‘아이가 알림장을 써오지 않았다. 내일 준비물이 뭐냐’ ‘준비물은 어디서 구입해야 하냐’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수업 중에도 ‘우리 애가 감기에 걸렸으니 점심 전에 시간 맞춰서 약을 먹여달라’는 당부 메시지가 오는 경우도 있다.

김 씨는 “가끔 ‘왜 메시지 확인을 하지 않느냐’며 항의 하는 학부모도 있다. 하루종일 휴대폰을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데 참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이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단한 상담이나 공지 전달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통화나 대면 상담보다 편리하고 부담이 적다는 장점 때문이다.

애로사항도 증가하고 있다. 소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일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업무 시간 외에도 학부모들이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의 경우 저녁 늦은 시간 연락을 해오는 일도 있다. 또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개인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 간섭을 하는 학부모도 종종 있다.

서울 C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이모(31ㆍ여)는 “여름 휴가 때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프로필로 올려놨는데 한 학부모가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메시지를 보냈다. 그 이후 프로필에 개인 사진은 올리지 않는다. 업무용 스마트폰을 따로 개통해야하는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 대한 교과부 및 시ㆍ도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육 주체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면서도 서로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게 교사들의 의견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이 서로 교육 목적으로 긴밀히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교육 주체간 소통을 돕고 사생활은 보호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무료 메시지앱을 이용한 교사와 학부모간 소통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교사 개인의 사적 공간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학교 생활과 관련한 소통 목적으로 교사와 학부모가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교육용 무료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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