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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랴부랴 문 열자 물밀듯한 인파…일요일 정상영업 대형마트 가보니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동네 마트 가는 길이 이토록 험난할 줄은 몰랐다. 지난 24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동구에 있는 이마트 천호점 주차장은 입구에서부터 병목현상 때문에 시름했다. 차가 길게 행렬을 이루고 있어 주차장 입구까지 들어가는 데만 30분은 족히 걸렸다. 발레파킹 담당 직원은 “갑자기 일요일 영업을 한 것이어서 고객들이 잘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대형마트 영업은 단 이틀만에 결정된 것이다. 일요일 의무휴업 예정이었던 점포를 살린 것은 지난 22일 법원 판결이다.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위법’이라 판결했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대형마트들은 부랴부랴 일요일 영업을 결정했다.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대형마트들이 이미 전단지 등으로 ‘일요일 휴업’을 알렸기 때문에 갑작스레 결정된 영업 여부를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몰려든 소비자들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법원 결정을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맞벌이를 한다는 김모(36)씨는 “맞벌이 부부는 일요일에 한꺼번에 장을 봐야 하는데 마트가 문을 닫으면 생필품을 사는 게 불편해진다”며 그간 의무 휴업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안모(43)씨는 “주차장도 없는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기는 힘들다”며 “지난달 마트 의무휴업 때에도 전통시장 대신 인근 지역 마트로 갔다”고 말했다. 같은 매장에 있던 장모(30)씨도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집 근처 천호시장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근 마트에서 근무한다는 허모(56)씨는 “24시간 영업이 규제되고 의무휴업이 생기면서 큰 마트에서 직원들을 줄인 걸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도 없이 정책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살리기란 대의에는 공감하면서도 대형마트 규제보다 시장 활성화 정책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모(28)씨는 “전통시장이 많이 문을 닫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시장을 사람들이 가고 싶게 만드는 게 우선 아니겠냐”고 전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장을 보던 서모(28)씨는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사고 싶은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해 달라”며 “전통시장의 시설 등을 현대화 하는게 먼저일 것 같다”고 주문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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