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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땅 곳곳 훑는 박홍순의 ’대동여지도 프로젝트’,어느새 4부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조선시대 고산자 김정호(?~1866)가 한반도 곳곳을 훑으며 ‘대동여지도’ ‘청구도’ 등 과학적 실측지도를 만들었듯 이 땅, 이 겨레의 터전을 속속들이 훑으며 사진으로 지형도를 만드는 작가가 있다. 바로 박홍순이다. 그가 또다시 전시를 연다.

박홍순(PARK HONGSOON)은 ‘대동여지도 중간보고서’라는 제목으로 6월 23일 송파구 방이동 한미타워 내 한미사진미술관(관장 송영숙)에서 사진전을 개막했다. 지난 2008년 12월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대동여지도 프로젝트 세번째-서해안‘편을 연데 이어 4년 만에 또다시 대동여지도 프로젝트의 4부 전시를 여는 것.

박홍순은 1997년부터 우리 겨레의 터전을 끈질기게 밟고 있다. 오늘 이 시점에서 바라본 이 땅의 지형도를, 이 땅의 숨결을 담기 위해 14년을 꼬박 매달려온 것. 마치 김정호가 150여년 전 이 땅 곳곳을 누비며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정확한 한반도 지도를 만들었듯 그 역시 한반도 곳곳을 카메라를 들고 훓으며 ‘지금 이 순간의 자연과 한국인의 삶의 터전’을 담고 있는 것.

지난 1999년 ‘백두대간’전을 필두로 박홍순은 그간 ‘한강’, ‘서해안’전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은 ’남해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그는 ‘DMZ’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금강’을 찍을 계획이다. 또 ‘동해안’과 ‘우리 바다의 섬들’까지 작업하면 비로소 한반도 남쪽은 마무리된다. 물론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과 발해, 고조선의 옛 땅들도 둘러볼 생각이다.

이렇듯 긴 호흡과 투지가 필요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박홍순은 "대학에 입학해 산을 오르면서 그 말없는 고요 안에 숨어있는 나무들의 속삭임, 발밑에서 사각대는 잎새의 감촉, 질척한 흙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산이 뱉어 내는 숨소리를 듣게 되면서, 내가 보고 느낀 ‘살아있는 풍경’을 잡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 머무르는 인간의 조화는 ‘자연과 인간의 고리’를 연상시켰다. 이렇게 시작된 작업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우리 민족의 정신을 잇고싶어 ‘대동여지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박홍순의 사진 연작에는 작가가 직접 느끼고 깨달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환경과 역사에 대한 시선들이 진중히 담겨 있다. 우리고 늘 몸담고 살면서도 놓치고 있었던 자연의 생생한 모습이, 그리고 우리가 개발이란 명목으로 어쩌면 자꾸 망가뜨리고 있는지도 모를 산천의 모습이 그의 카메라를 통해 우리 앞에 온전히 되살아나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02)418-1315.
/yrlee@heraldcorp.com


사진 위에서부터 ⓒ 박홍순_한강-강원도 양구군 평화의 댐 #02_젤라틴 실버 프린트_96×120cm_2004, ⓒ 박홍순_한강-서울시 광장동 #01_젤라틴 실버 프린트_96×120cm_1999, ⓒ 박홍순_백두대간-남덕유산 할미봉 #08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80cm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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