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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 시나리오는 피했지만…수출등 실물 침체 ‘산넘어 산’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 그대로
美·中등 주요국 경기 둔하
한국 불황형 흑자 재연 걸정도

불확실성 해소 시장 긍정 시그널
정부 추경 등 다소 힘빠져
무리한 경기부양은 없을 듯



세계 경제가 그리스 2차 총선이란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났다.

우리 경제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당분간 금융 부문에서의 대외 충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리스 총선이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우파(신민당)의 승리로 끝났다고 해서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는 게 아닌 만큼 우리 경제의 실물경기 침체 위험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계속되는 불안과 함께 일말의 기대가 뒤섞어 대외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결과만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유로존을 둘러싼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앞으로 굵직한 이벤트가 남아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으로 내건 신민당이 승리하면서 18일 코스피가 장중 한 달여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116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급속히 안정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계속되는 불안과 일말의 기대 공존=재정부는 이날 비공개로 신제윤 1차관 주재 ‘그리스 2차 총선 후 시장동향 점검회의’를 가졌다.

재정부는 회의 후 “신민당의 승리와 사회당과 연정 구성 기대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의 승리 시 우려됐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불안감이 단기적으로 완화하고 연정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재정부는 하지만 “구제금융 재협상, 그리스 정치 불안 가능성 등 중장기 불안요인은 잠재해 있다”며 “그리스의 신민당 연정과 ‘트로이카(EUㆍECBㆍIMF)’ 긴축 시한 연장 같은 일부 조건 재협상이 진행될 것이며, 의회에서 시리자가 강하게 반대할 경우 그리스 내부의 정치적 마찰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향후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정상회의,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등 주요 상황 전개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그리스 총선 결과가 시장의 극단적인 우려를 씻어주긴 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외 악재는 크게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미국ㆍ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유가ㆍ환율 등 가격 변수의 불확실성이다.

실물경기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 들어 수출과 수입의 동반 축소로 리먼사태 직후인 2009년과 비슷한 ‘불황형 흑자’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1~20일 기준) 대(對)EU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4% 감소했다. 지난 3월(-20.4%)과 4월(-20.7%)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플러스로 회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공통된 관측이다.

같은 기간 대미국 수출도 16.5% 감소했고, 대중국 수출 역시 10.3%나 줄어들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5950달러, 수입은 5700억달러로 25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올 상반기 실적과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해 연간 수출입 전망에 대한 수정을 검토 중이다. 


▶추경 등 재정확대론은 다소 힘빠져=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내놓는다. 가장 큰 관심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대대적인 경기부양정책을 취할 것인지 여부다. 그리스 총선 이후 코 앞에 닥친 불확실성은 해소된 만큼 정부가 무리하게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창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고 해서 실물경제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위기 대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보다 중장기적 경제체질 개선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KDI는 이미 올해 성장률을 3.5%, 3.6%로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씩 낮추잡았다.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낙관하던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전망치를 3.5%, 3.3%로 반 년 새 0.5%포인트나 하향조정했다.

최근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가 기존 3.7%에서 0.2%포인트 이상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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