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관광 온 김에 본사 견학
정부·금융 등 각계 단체 요청 급증
삼성·현대車도 입소문 마케팅 적극활용


지난 5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1층. 큼지막한 태극기와 중국의 오성홍기가 2층 난간에 나란히 붙었다. 양국 국기 중간에는 ‘열렬환영’이라는 노란색 글씨가 적힌 붉은색 현수막이 내걸려 중국 사천성(省)에서 온 부성장(副省長:도부지사급 관리) 일행을 맞았다.

사흘 뒤인 8일에도 태극기, 오성홍기, 그리고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방문객은 중국 주요 언론인들. 1층 로비에 전시된 기아차 K9과 현대차 에쿠스 등을 꼼꼼히 살펴 본 수십명의 중국 언론인들은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차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찍었다.

최근 사흘이 멀다하고 중국인들이 단체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의 본사 및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평소에는 중국 현지 딜러단의 방문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정부 관계자, 언론인, 금융권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 단체의 방문이 급증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여수세계엑스포에 있었다.

11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엑스포 관광을 가는 김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본사, 공장도 한번 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메인스폰서인데다, 중국 현지 합작법인을 통한 요청인 만큼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투입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여기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관계자들의 방문을 입소문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했다.

현대차는 해외 법인으로서는 드물게 부회장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173만대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위한 이달 현대차의 하순 베이징 3공장 준공식, 기아차 옌청 3공장 기공식에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참석해 힘을 실어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의 방문 증가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홍보관에 따르면 여수엑스포가 시작된 지난 5월 부터 중국 내방객은 18개팀(34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9개팀, 161명) 보다 배 가량 증가했다. 방문객들은 주로 성(省) 관계자, 자치구 시(市) 부시장, 기업인, 그리고 언론인 등이다.

삼성은 중국 현지에서 IT 제품 이외에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대지진 등 큰 재해 때마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한 대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중국내 인식이 매우 좋은 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 허락없이 방문한 단체의 실명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업장을 둘러보겠다는 중국 단체들의요청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