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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스페인(Spain), 시장에선 노페인(No pain)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세계의 이목이 온통 스페인에 쏠려 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도 스페인 사태추이에 대한 전망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대다수는 스페인이 글로벌 시장에 큰 고통은 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지만, 단기 충격 및 사태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주장도 있다.

‘스페인 노 페인(Spain No pain)’ 주장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올 예상 국채 부채비율과 재정적자 비율 등 재정상태가 G7국가 대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프 참조>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수치로만 본 스페인 재정은 당장 상환불능(default)이나 구제금융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 근거는 채권을 통한 차입에서 외국인 비중이 2010년 말 45.5%에서 최근 33%대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보유 채권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은 급격한 투매 우려나 만기연장 어려움이 적다는 점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세 번째 근거는 2014년까지 3000억유로에 달하는 국채 만기일정을 감안할 때 현재 유로존에서 마련한 7000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이 방화벽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다. 허 연구원은 “이탈리아로 문제가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현재의 방화벽 수준으로 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낙관론에 맞서는 비관론 근거들도 있다. 비록 ‘가능성’ 차원이지만,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먼저 스페인 금융기관 문제다. 국채보유 내국인 비중이 높아진 배경에는 국내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의 무려 20%를 가져온 효과가 있다. 즉 높아진 내국인 비중 가운데 상당수는 LTRO의 ‘위장’인 셈이다. 아울러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도 은행들의 자본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은행의 부동산대출 금액은 6500억유로로 전체 은행대출의 30%, 가계대출의 75%를 차지한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 부실이 늘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정부가 은행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프랑스 대선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에 매진하면서 유로존 정책당국의 대응 움직임도 멎어 있는 상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급한 불은 껐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위험차단 방안은 아직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과거 상황을 보면 이런 경우 투기세력의 공격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 가운데 하나인 제프리스(Jefferies)의 2월 말 스페인에 대한 포지션은 5880만달러 순매도(short)로, 지난해 11월 말 8450만달러 순매수(long)와 크게 달라졌다. 스페인 국채 가치의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한 변화로 보인다.

세 번째는 포르투갈 위험이다. 20%대의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재정과 잠재성장률은 아직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포르투갈의 재정 및 경제 체력은 이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페인이 포르투갈 은행들의 채권을 40%나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포르투갈 경제문제로 은행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이는 곧 스페인 은행 부실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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