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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 늘어도 실적은 제자리걸음…브로커리지 중심구조 탈피 시급
증권사 자산관리 집중 왜?
과거 증시 거래대금의 변화추이는 증권사들의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였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전체 영업손익의 60% 안팎까지 차지했던 시기에는 거래대금의 증가는 바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 증시가 반등하면서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100억원에서 2010년 7조54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실상 차별화가 힘든 브로커리지 영업에서의 경쟁은 수수료율만 낮췄고, 앞으로도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수수료율 경쟁이 없다고 가정해도 브로커리지 부문의 이익기여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자산관리 부문이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수료율이 유지된다 해도 이런 구조는 천수답식 영업이나 무리한 매매를 부추길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하면 결국 증권사들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자산관리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로의 발걸음은 한 발 앞섰다. 이미 2005년에 전 영업직원이 PB 직급을 도입하고, 전 지점을 PB 점포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제대로 된 사후관리와 자문형 자산관리에 대한 니즈(needs)는 오히려 더 커졌다. 자산관리의 3가지 핵심요소인 사람, 상품, 시스템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지난 2008년 13%였던 자산관리 수익 비중은 지난해 26%까지 높아졌다. 앞으로는 은퇴시장 확대에 대비해 안정적인 자산증식에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최고 46%를 기록했던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은 35% 안팎까지 낮아졌다. 대신 자산관리 수익 비중이 10% 후반대로 높아졌다. 전문가의 분석-포트폴리오 제공-운영성과 분석-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이어지는 자산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 개개인의 생애 주기에 맞춰 최적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가 아닌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인구고령화에 따라 은퇴 이후 노후에 대한 준비가 중요해지면서 ‘100세시대 자산관리본부’를 신설해 새로운 솔루션을 연구 중이다.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WM상품승인위원회와 고객자산관리위원회 등으로 사전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브로커리지 비중은 지난 2009년 이후로 5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브로커리지 강자였던 대우증권도 매매 중개 중심이었던 조직을 투자 컨설팅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고령화, 저금리 시대를 맞아 컨설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투자는 물론 세무, 부동산, 은퇴 등의 종합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리테일 영업의 체질 자체를 개선토록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수익에서 75%를 차지했던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은 올 들어 70% 아래로 내려갔으며, 자산관리 부분의 수익이 기존 25%에서 30%로 높아졌다.

현대증권은 자산관리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전 영업직원을 PB로 전환키로 하고, VIP 고객에 대한 서비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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