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현지선 97만원대
유통 단계별 마진 최고 35%
소시모, 브랜드 판매가 분석
수입유모차 국내 가격이 해외 다른 나라보다 최대 2.2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유모차 시장의 봉이 되고 있는 셈이다. 유통 마진을 극대화한 고가 마케팅전략이 소비자들의 비합리적 소비를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28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지난달 외국 브랜드 유모차 16개 제품과 국내 브랜드 9개 제품의 국내ㆍ외 판매가격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0만원이 넘는 수입 유모차들 가운데 가장 유명세를 탔던 노르웨이 브랜드 ‘스토케’의 ‘엑스플로리’는 국내 가격이 189만원이지만 이탈리아서는 121만원에 팔리고 있다. 1.56배 차이다. 198만원으로 국내 최고가 유모차를 기록한 ‘캄’의 ‘풀사르’는 이탈리아 현지(97만9000원)보다 100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ㆍ외 가격차가 가장 큰 제품은 이탈리아 잉글레시나의 ‘트립’으로 나타났다.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수입ㆍ판매하는 이 제품의 현지 가격은 17만6504원. 미국과 스페인에서는 24만5000원, 네덜란드서는 19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보다 훨씬 비싼 42만5000원으로 팔리고 있다. 보령메디앙스가 수입하는 ‘부가부’, 퀴니, 맥시코시의 제품들도 현지가격은 51만8000~82만9000원이었지만 국내가격은 똑같이 105만원으로 책정됐다.
소시모는 “보령메디앙스가 독점판매권을 바탕으로 유모차의 국내 판매가를 극대화해 수익을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유통 단계별 마진율이었다. 소시모 조사결과, 수입업체의 유통마진은 30%, 공급업체마진 15~20%, 유통업체(백화점) 마진 30~35%이고 여기에 물류비용(5~7%), 애프터서비스 비용(10%), 판촉지원비용(10%) 등이 붙어 판매가격이 수입원가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실제 국내에서 100만원에 판매되는 한 수입유모차의 수입원가는 30만원에 불과했다.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유모차 44개 중 국내 브랜드 유모차는 3개 제품(7%)이고 나머지는 외국 브랜드였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