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가치주펀드로 널리 알려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창사 이후 6년여만에 새로운 주력펀드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 ‘신무기’가 사실상 헤지펀드에 가까운 운용전략을 표방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한국밸류운용이 28일부터 한국, KDB대우, 유진증권 등에서 판매하는 ‘10년투자 밸런스펀드’는 시장의 변동성을 통제하면서 운용의 안정성을 높여 장기성과를 누적해가는 기존 10년 투자펀드와 달리, 시장의 변동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장기성과를 누적해가는 상품이다. 얼핏 성장주펀드와 비슷해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상대가치(relative value) 전략의 헤지펀드와 닮았다.
이 펀드는 각 업종별 비중을 동일하게 가져간다. 만약 시장을 10개 업종으로 나눠 투자한다면 펀드내 각 업종별 비율을 10%로 통일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업종중립(secter neutural) 전략으로, 이를 통해 시장내 업종간 쏠림현상에 대한 위험회피가 가능하다.
각 업종내에서는 종목간 가격수준을 비교해 가장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한다. 즉 기존 10년투자 펀드는 시장전체에서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했다면, 이 펀드는 업종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이채원 부사장은 “기존 10년 투자펀드는 시장과의 상관관계(β)가 0.5였지만, 이 펀드는 0.9~1.1 사이를 목표로 한다. 가치투자 철학이 근간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성장주 펀드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하락장 방어력은 높지만 상승장 참여도가 낮다는 기존 가치투자의 단점을 극복해 줄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3월 기준 과거 5년간 가상투자 결과 이 펀드는 65.7%의 수익률로 코스피는 27.9%포인트나 초과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저평가 해소’가 차익실현의 조건인만큼 기존 10년투자펀드 만큼 장기투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클래스C의 경우 가입 후 매년 보수가 낮아져 3년 이상 연 30% 정도 보수가 인하된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