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공시된 지주사 넥센의 지분구성은 강병중 회장에서 아들인 강호찬 사장으로 1대 주주가 바뀌었다. 강 사장이 자회사인 넥센타이어 지분을 넥센에 현물출자하면서 넥센이 발행한 유상신주를 취득하는 방법이다. 넥센의 시가총액 외형이 1600억원 가량으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넥센타이어에 비해 훨씬 작기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강 사장은 넥센타이어 지분은 거의 없어졌지만, 지주사인 넥센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양 사에 걸친 지배력은 더 높아졌다. 지배력을 높이는 데는 단돈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물론 이같은 방법을 택할 때 거쳐야할 준비단계가 있고, 돈이 조금 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먼저 강 사장이 넥센타이어 지분을 확보한 과정을 보자. 강 사장은 2000년 4월부터 12월, 2001년 4월 약 14억원을 들여 넥센타이어 주식을 장내매수한다. 자금출처는 근로소득 및 수증이다. 하지만 돈 주고 산 주식수는 223만2900주(주식분할 후 기준)에 불과하다. 강 사장의 넥센타이어 지분률을 높여준 결정적 계기는 강 회장이 증여한 약 800만주다. 증여당시 주가를 감안하면 약 400여억원 규모다. 꽤 큰 금액처럼 보이지만, 최근 강 사장이 넥센㈜에 현물출자한 780만주의 가치가 1491억원에 달하는 점을 볼 때 ‘치명적’의 부담은 아니다.
강 사장이 이번 주식 스와프(swap) 전 넥센㈜의 주주가 된 과정도 넥센타이어와 비슷하다. 약 15억원을 들여 장내매입한 지분 7만여주가 있지만, 10% 넘는 지분률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가족에게 증여받은 13만여주와 2007년 6월 부친으로부터 받은 13만주다. 두 차례 증여분을 당시 시가로 따지면 약 7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결국 강 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투입된 자금흐름은 주식증여 470여억원, 현금증여 및 급여 30여억원 등 500억원이다. 일찌감치 증여를 통해 준비를 한 점이 핵심이지만, 시가총액 1조6000억원이 넘는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