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출시직후 5조원 가까운 돈을 끌어모았으나 지수 상승 때마다 환매에 발목을 잡히며 수익률 회복에 실패한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의 닮을 꼴로 지목됐던 JP코트 펀드와 자문형랩이 오명을 벗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 코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4%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0.6% 대비 0.8%포인트 초과 성과를 보였다. 전체 1350개 국내주식형 펀드 가운데 상위 10%(130위) 이내에 든 것이다. JP모간운용 측은 “1월말 기준으로 화학과 전기전자, 유통 업종 등을 많이 담고 있는 것이 최근 성과의 이유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펀드에 가장 돈이 많이 모였던 지난 해 초를 기준으로 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1년 수익률은 -5.2%로, 1350개 중 1033위, 6개월 수익률은 10.1%로 698위다. 작년 6월 증시 조정 이후인 9개월 수익률(제로인 27일 기준)은 -14.55%로 거의 꼴찌인 백분위(%) 순위 95%다.
코트 펀드의 수익률 회복에 무엇보다 중요한 설정액이 올해 들어 673억원이나 줄어든 점도 부담이다. 운용단위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719개 가운데 올해 환매 규모는 11위다. 특히 지난해 7월까지 지수 2000~2200선 사이에서 77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환매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상태라면 인사이트 펀드와 가는 길이 비슷하다.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는 지수 상승 때마다 환매가 나타나며 수익률 회복을 가로막았다. 현재 설정 잔고는 2조원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러시아 증시가 25% 상승한 것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중국 증시가 모두 10% 이상 올랐지만 인사이트는 채권 비중이 높고 환매가 계속되는 탓에 연초이후 수익률이 7.6%에 불과하다.
자문형랩도 코트 펀드와 비슷하다. 삼성전자 등 비중을 많이 담아 최근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내고 있지만, 펀드환매로 코스피가 2000선에서 가로막히면서 초과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자문형 랩의 총 잔고는 지난 연말 5조9100억원에서 이달 초 5조9600억원으로 500억원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10% 안팎 상승해 6000억원 가량의 자산이 평가이익으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환매가 많았다는 의미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