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3대 연금 가운데 큰 형님인 국민연금이 주식투자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 우려로 증시가 급락한 이후 어떻게 대처를 했느냐에 따라 연금들의 수익률이 갈렸다. 또 연금이 직접 운용한 것보다 자산운용사들에게 맡긴 자금의 수익률이 더 좋았던 점도 눈에 띈다.
헤럴드경제가 27일 각 연기금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초부터 11월까지 국민연금의 주식 직접운용 수익률은 -9.10%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51에서 1847.51로 9.92%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소폭 선방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11월 말 기준 전체 자산 중 23.6%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국내증시에 61조6575억원을 투입했다. 직접운용과 간접운용 규모는 각각 30조9082억원, 30조7493억원이다.
반면 사학연금은 지난해 11월까지 주식 직접 투자 수익률이 -12.64%로 시장은 물론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10.84%를 밑돌았다.
특히 공무원연금의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주식 직접 운용 수익률 -14.9%로 국민연금과 격차가 5% 이상 벌어졌다. 공무원연금의 지난해 주식투자 규모는 1조42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이중 6111억원을 주식에 직접 투자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률은 안 좋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유럽재정 위기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급락장이 시장되기 이전인 지난해 7월 말까지 수익률은 공무원연금이 6.7%로 국민연금이 3.28%를 두 배 가량 앞섰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10월 반등장에서 수익을 어느 정도 챙겼던 반면 공무원연금은 수익률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운용사들에 위탁운용한 간접투자 수익률은 국민연금이 -8.71%로 가장 좋았고, 사학연금 -8.81%, 공무원연금 -9.4%의 순이었다. 순서는 직접투자 수익률과 같았고, 주식투자에서 직접 투자보다 간접투자의 성적이 더 좋았던 것은 3대 연금 공통이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부터 증시가 회복된만큼 현 시점에서는 연기금들의 수익률도 다소 회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연금 주식운용 관계자는 “하락장에서 많이 사들이다 보니 수익률이 다소 부진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상승장에서는 주식 부문 수익률이 시장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들어 11월까지 총 11조510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중 8조원 가량은 급락장이 시작된 8월 이후 사들였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