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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FTA 정치경제학
내달 15일 공식발효…숨은 의미 없나
경제는 장밋빛 카드
15년간 매년 3조 무역흑자
새일자리 35만개 창출 기대

정치는 다목적 카드
정부 선거앞두고 정면돌파
바닥경기 탈출 돌파구로

우여곡절 끝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3월 15일 발효된다.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이다. 묘한 시기다. 사면초가에 처한 정부가 한ㆍ미 FTA로 정국을 ‘정면돌파’키로 한 듯이 보인다. 정공법(正攻法)으로 뚫고 나가겠다는 얘기다.

올 들어 경기는 바닥을 긴다. 무역수지는 두 달째 적자 상황이다. 경제적 불안감은 커질 대로 커진다. 뭔가 타개책이 필요하다. 정치, 경제적으로 이만 한 카드도 없다.

무역전쟁이라지만 FTA는 서로 윈-윈하기 위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분야별 득실이 따르게 마련이다. 손해볼 부분 때문에 정치적으로 질질 끌려가기보다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하루빨리 이익 부분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ㆍ미 FTA를 계기로 경기는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일단 경제적 효과는 장밋빛이다. 정부의 낙관론이긴 하지만 무역수지는 앞으로 15년 동안 매년 3조1342억원씩 흑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10개 국책연구기관이 발표한 ‘한ㆍ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66%가량 늘고 신규 일자리는 35만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가장 큰 수혜 업종으로 평가받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향후 15년간 기대되는 생산증가액이 2조8813억원에 이른다.

소비자들의 혜택도 만만치 않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15%, 화장품은 8%, 청바지는 13% 가격이 인하되는 등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늘도 있다. 농수산업은 수입 증가 등으로 당장 연평균 955억원 정도 생산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미국은 634조원 규모의 우리 서비스 분야 시장과 113조원 규모의 정부조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총선은 오는 4월 11일이다. 앞으로 두어 달, 한ㆍ미 FTA 발효 기준으로는 약 한 달 뒤다.

야당은 이제 ‘폐기’ 주장에선 한발 물러섰지만 한ㆍ미 FTA를 여전히 정치 이슈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발효 이전에 한쪽이 비준서 교환을 거부하면 FTA는 발효되지 않는다. 그냥 ‘정지 상태’로 남는다. 발효 이후라 해도 어느 한쪽이라도 폐기를 통보하면 180일 이후 종료된다. 한ㆍ미 FTA 합의문에 그렇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FTA를 폐기한 곳은 전 세계에서 발효 중인 FTA 297건 가운데 한 건도 없다. 전 세계가 FTA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그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ㆍ미 FTA에 대한 논란이 정부와 국민의 소통 부족 때문이라고 본다.우리의 국익, 물가ㆍ고용지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ㆍ미 FTA의 효과가 수치로 가시화되는 10월쯤이면 야당은 오히려 자충수를 두게 됐다고 느낄 것이고, 여당은 대선가도에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그때까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국민과의 소통에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주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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