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유통등 전자방식 처리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증권
안전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
시장 획기적인 변화 기대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전자단기사채(電子短期社債) 제도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단기사채는 기존 기업어음(CP)의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권리의 발행ㆍ유통ㆍ소멸을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증권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투자자에게는 투명한 발행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발행회사에는 더욱 안전하고 유용한 자금수단을 제공해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제도적으로 많은 개선이 이뤄졌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정부의 선제적 대응으로 신속하고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단기금융시장은 여전히 미국 일본 등 선진 금융시장에 비해 낙후돼 있어서 많은 제도의 정비와 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어음은 그동안 발행절차의 간편성ㆍ신속성ㆍ익명성 등의 이점으로 단기금융시장에서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기업어음은 실물 발행에 따른 비효율성과 발행 및 유통 정보의 불투명성 등으로 인해 투자자의 피해를 양산하는 부적절한 금융상품으로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해 왔다.
특히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에는 일부 기업이 초래한 위험이 금융시장 전체로 전이돼 건전한 기업의 자금조달마저 가로막는 ‘왜그 더 독(wag the dog)’ 현상을 반복해 왔다. 이에 단기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에 지속적으로 기업어음 시장의 개편을 요구해 왔다. 이러한 시장의 수요는 단기금융시장을 선진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맞물려 드디어 작년 6월 ‘전자단기사채 등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으며, 2013년 1월 그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우리와 법제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2003년 전자단기사채제도를 도입해 현재 약 99.9%가 이를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1990년대 초부터 이미 실물 없는 전자단기사채가 다양한 만기로 발행되고 있다. 초단기물(4일물 이하)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인데, 이는 단기자금시장의 콜시장 편중도가 높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앞으로 전자단기사채는 단기금융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시장참가자는 증권의 전자화로 실물증권이 필요 없는 디지털 금융업무의 실현과 신속한 업무처리로 안정적 업무처리가 가능함은 물론, 참가자 간 접촉상의 제약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아울러 전자단기사채의 운영ㆍ등록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제공되는 투명한 정보는 신용평가기관의 정확한 평가로 연결되고, 이는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게 될 것이다.
우리의 뛰어난 IT 경쟁력은 선진화된 단기금융시장을 창조하는 데 충분한 밑받침이 될 것으로 본다. 단기금융시장의 개편 움직임 속에서 한국예탁결제원은 고효율ㆍ저비용의 전자단기사채 인프라를 구축해 단기금융시장의 활성화 및 선진화에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