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터지는 짜증유발 서비스의 대명사였던 금융회사 자동응답서비스(ARS)가 확 달라졌다.
긴 대기시간에 막상 원하는 내용을 듣자니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번호안내. 버튼 한번 잘못 누르면 ‘초기 메뉴’로 돌아버리기 일쑤. 자동응답서비스(ARS)는 그간 고객들에게 편리함은커녕 되려 짜증을 유발하는 서비스였다. ARS를 통한 카드론 대출이 보이스피싱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속터지던 ARS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ARS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은 금융권이 앞장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고객이 원하는 사항을 버튼을 누르는 대신 말로하면 알아서 연결해 주는 대화형 ARS를 선보였다. “이번 달 결제대금” 또는 “결제대금이 얼마인가요”라고 말만 하면 곧바로 결제대금 안내로 연결된다. 중간에 “그만”이라고 말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불필요한 내용을 다 들을 필요도 없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ARS 이용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고객이 ARS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편한 나이많은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도 결제대금 및 한도조회 등 고객이 자주 문의하는 내용을 단어나 문장으로 말하면 해당 서비스로 곧바로 이동하는 음성인식 ARS를 도입ㆍ시행 중이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역시 ARS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가다듬었다.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를 인식해 자주 사용하는 메뉴부터 안내하는 ‘고객맞춤형 ARS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휴대전화로 직전 3개월간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먼저 나오는 방식이다. 타행 이체가 많을 경우에는 자주 이용하는 은행코드 3개를 인식해 우선 안내하기도 한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느린 말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번호안내 등이 너무 빨리 지나가 처음부터 ARS 응답을 다시 들어야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RS 서비스가 불편하면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편리한 방식의 ASR서비스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 / 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