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시대 견인 삼성전자의 힘
갤럭시로 존재감 각인반도체 최후의 승자 우뚝
LCD 등 분사효과도 한몫
아이폰5 와의 경쟁이 변수
코스피 2000 회복을 혼자 견인하다시피한 삼성전자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안으로는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과 반도체 부문 수익성 회복, 그리고 LCD부분의 분사로 대변되는 사업구조조정의 힘이다.
밖으로는 증시 내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 등 네 가지다. 다만 단기간 상승 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점과,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5와 아이패드3 출시는 눈여겨봐야 할 변수다.
가장 먼저 갤럭시 효과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6개월간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월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작년 10월(15.24%) 이었다. 7.88% 오른 코스피의 배(倍)에 달하는 상승탄력을 보여줬다. 기획력이 핵심인 애플에서 잡스의 부재는 제조 부문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의 존재감을 더욱 북돋아준 결과다.
다음은 증시의 안전자산이라는 삼성전자의 위상이다. 2011년 11월과 12월 코스피가 1750~1930의 박스권에 갇혀있을 때도 삼성전자는 줄곧 올라 주가 100만원에 안착한다. 당시만 해도 2012년 장세 전망은 ‘상저하고’가 대부분이었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약해지면서 증시 내에서도 안정적인 종목에 국내외 자금의 매수가 유입되는데, 그 대상이 삼성전자다.
세 번째는 반도체 효과다. D랩 시황은 2012년 들어서도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2월 세계 3위 반도체 업체인 일본 엘피가가 결국 쓰러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2008~2011년 ‘죽음의 경주’에서 살아남은 세계 1,2위 업체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승자독식’의 시장구조다.
1위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결정력을 가질 때는 예외없이 이익이 급증했다.
네 번째는 사업 구조조정이다. 2위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1위 삼성전자의 LCD 사업부도 지난해 3분기까지 5000억원이 넘는 적자다. 총 매출액의 16%를 차지하는 LCD사업부의 적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부담이었다. 하지만 LCD분사로 당장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LCD부문이 최종적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되면 지분법을 통해 삼성전자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까지 약해진다. SMD의 삼성전자 지분률은 64.4%다.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올 순이익 전망치 평균은 19조원 안팍이다. 현재 시가총액(보통주+우선주)에 대입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로 코스피와 비슷하다. 따라서 LCD 분사효과와 반도체 이익개선의 확인, 그리고 하반기 아이폰5 및 아이패드3와의 경쟁 결과에 따라 이익전망치 변화와 함께 주가상승여력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