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갤럭시 효과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6개월간 연속 상승하고 있지만, 월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작년 10월(15.24%) 이었다. 7.88% 오른 코스피의 배(培)에 달하는 상승탄력을 보여줬다. 기획력이 핵심인 애플에서 잡스의 부재는 제조 부문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의 존재감을 더욱 북돋아준 결과다.
다음은 증시의 안전자산이라는 삼성전자의 위상이다. 2011년 11월과 12월 코스피가 1750~1930의 박스권에 갇혀있을 때도 삼성전자는 줄곧 올라 주가 100만원에 안착한다. 다시만해도 2012년 장세 전망은 ‘상저하고’가 대부분이었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약해지면서 증시 내에서도 안정적인 종목에 국내외 자금의 매수가 유입되는 데, 그 대상이 삼성전자다.
세 번째는 반도체 효과다. D랩 시황은 2012년 들어서도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2월 세계 3위 반도체 업체인 일본 엘피가가 결국 쓰러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2008~2011년 ‘죽음의 경주’에서 살아남은 세계 1,2위 업체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승자독식’의 시장구조다. 1위 삼성전자가 반도체 가격결정력을 가질 때는 예외없이 이익이 급증했다.
네 번째는 사업구조조정이다. 2위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1위 삼성전자의 LCD 사업부도 지난 해 3분기까지 5000억원이 넘는 적자다. 총 매출액의 16%를 차지하는 LCD사업부의 적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부담이었다. 하지만 LCD분사로 당장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LCD부문이 최종적으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되면 지분법을 통해 삼성전자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까지 약해진다. SMD의 삼성전자 지분률은 64.4%다.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올 순이익 전망치 평균은 19조원 안팍이다. 현재 시가총액(보통주+우선주)에 대입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로 코스피와 비슷하다. 따라서 LCD 분사효과와 반도체 이익개선의 확인, 그리고 하반기 아이폰5 및 아이패드3와의 경쟁 결과에 따라 이익전망치 변화와 함께 주가상승여력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