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상장법인들이 3월의 특정일에 몰아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이른바 ‘몰빵 주총’ 관행이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주총에서의 전자투표제도가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과 함께 소액주주권 권리행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 및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오는 3월 16일(셋째 주 금요일)과 23일(넷째 주 금요일)에 각각 56개사(유가증권 35개, 코스닥 21개)와 78개사(유가증권 33개, 코스닥 45개)가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유가증권의 경우 주총 일정을 공시한 115개사 중 60% 가까이 되는 회사들이 이틀 중 하루를 택한 셈이다. 지난해에도 약 66%가량의 상장자들이 특정 금요일에 주총을 개최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업무일정과 관례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주총을 특정일에 집중시킴으로써 소액주주들의 참여도 및 집중도를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엄밀한 검증을 받아야 할 대기업들까지도 특정일에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도 다음 달 13일에 주총을 연다.
매해 반복되는 이 같은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됐지만 상장사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한 상태다.
전자투표제는 소액주주가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인데, 대주주의 입맛대로 의안을 가결하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올해 주총에서도 섀도보팅(중립투표ㆍShadow Voting)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