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예정인 예쓰ㆍ예나래ㆍ예솔 등 3개 가교저축은행은 우리금융지주 혹은 키움증권으로 인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이들 3개 가교저축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내달 중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ㆍ신한ㆍKBㆍ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중 저축은행 추가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은 우리금융 한 곳에 불과하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 지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 수나 자산 규모면에서 다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비해 열세다. 수익 창출을 위해선 저축은행 추가 인수가 필수적이란 얘기다.
우리금융의 대주주가 예보라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게 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저축은행 규모가 워낙 작아 더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가격만 잘 맞으면 저축은행 추가 인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는 사정이 다르다. 신한금융은 올 한해 경영 목표를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키로 한 만큼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권 자회사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위기에 몰린 서민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면서 “KB저축은행을 개점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저축은행 추가 인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최근 외환은행에 이어 미국 새한뱅크코프의 지분을 인수키로 한 하나금융은 자금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증권사 중에는 키움증권을 제외하고는 선뜻 인수 의향을 밝히는 곳이 없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중앙부산ㆍ부산2ㆍ도민저축은행’ 패키지 등 3곳에 입찰한 바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부실에 대한 우려가 많은 만큼 자체 평가시스템에 따라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저축은행)은 올해 신규 지점을 설립할 계획이지만 저축은행 추가 인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한국금융지주 계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여전히 관망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은 사회공헌 성격이 크다”면서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있더라도 여러 이유로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예보 관계자는 “인수를 희망하는 측이 있어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설령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가교저축은행을 청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가교저축은행을 통째로 매각할 방침이지만 자산ㆍ부채이전 (P&A) 방식의 매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성 기자/@gowit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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