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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銀 노조 장벽 넘은 윤용로의 ‘온화한 리더십’
출근보류 선택 후 밤샘협상서 핵심쟁점 타결…‘독립성 유지-통합 시너지’두 토끼 잡기 최대 과제
참으로 멀고도 긴 여정이었다. 하나금융에서 눈앞에 빤히 보이는 곳 외환은행. 을지로 하나 건너기가 은행 금고 열기보다 어렵고 복잡했다. 자물쇠는 두 개였다. 정부와 외환은행 노조. 그 중 하나는 지난달 27일 금융위가 풀어줬다. 그리고 남은 하나. 17일 새벽 결국 노조도 막아섰던 문 앞을 비켜섰다. 인수전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에 김승유 회장과 함께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긴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다시 신발끈을 조였다. 외환은행장에 내정된 지 10개월 만이다. 고비는 많았다.

17일 노조와 밤샘협상에서 핵심쟁점을 타결하면서 그의 온화한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결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게 윤 부회장과 함께 일했던 이들의 평이다.

외환은행 노조가 출근저지에 나서자 그는 주저없이 출근보류를 선택했다. 그러면서 노조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 유능제강(柔能制剛ㆍ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 아니던가.

그가 기업은행장 시절(2007~2010년) 이룬 성과는 탁월하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개인여신을 늘리며 기업은행을 성장시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시중은행 ‘빅4’ 체제를 흔들 정도였으니 경영능력은 더 말할 나위없다. 금융권에선 “기업은행을 시장의 플레이어로 각인시킨 이가 바로 윤 부회장”이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사실 이때 4강 체제에서 고생한 곳이 하나은행이다. 그를 발탁한 이유도 이 같은 성과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란 후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끌 ‘외환호’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통합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게 윤 부회장의 최대 과제다. 외환은행은 연공서열 중심인 반면 하나금융은 성과 중심의 문화다. 특히 하나금융의 매트릭스 체제와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은 융합되기 어렵다. 중복사업 조정은 언젠가는 이뤄져야 한다.

윤 부회장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을 잇는 다리가 되고,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낼지 금융권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조용히 LA 교포은행 인수를 매듭지은 그의 실속 경영능력이 국내 최고의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외환은행을 한 단계 도약시킬지 주목된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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