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의 한국 관련 투자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한국에 투자하는 이들 헤지펀드가 1월 알찬 결실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설정 후 두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은 몸이 덜 풀린 모습이다. 마이너스를 낸 곳이 있는가 하면, 제일 잘한 곳도 코스피 200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집계한 1월 한 달간 한국 투자 헤지펀드 수익률은 6.06%다. 7.9% 오른 코스피200을 75% 이상 따라가며 신흥시장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한국 투자 헤지펀드 대부분이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1월 롱/쇼트전략을 사용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의 운용성과는 평균 2.07%다. 롱/쇼트 전략 내에서도 가장 좋다는 복합전략이 4.14%, 퀀트인덱스전략이 3.7%인 것과 비교해도 한국 투자 헤지펀드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에 지난 1월은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시기였다는 뜻이다.
한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지난해 -7.54%의 수익률로 코스피200 수익률(-12.21%)을 앞섰다. 한국 투자 헤지펀드는 2008년 코스피200이 -39.34%일 때도 -25.81%로 선방했다. 2009년에는 7.08%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200(51.6%)에 뒤처졌지만 2010년에는 22.22%로 시장(22.23%)과 거의 비슷한 성적을 냈다.
한편 이와 비교해 국내에서 운용되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적은 아직 초라하다. 대부분이 작년 12월 23일 설정돼 1월 들어 실제 운용됐는데, 설정 후 2월 13일까지 수익률은 제일 잘했다는 삼성운용이 3.8%에 그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이 2%로 2위, 한국운용이 1.3%로 3위다. 동양운용과 미래에셋운용 등은 0.5~1% 미만, 우리운용과 하나UBS, KB운용, 미래에셋맵스운용은 0.5% 미만의 초라한 성적표다. 한화운용은 -4%에 달하는 손실을 내기도 했다.
수익률은 상위권이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국형 헤지펀드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월평균 1%의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게 목표다. 1월 성적이 그리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설정 초기다 보니 제대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기회비용을 치른 것 같다. 2월부터는 포트폴리오로 제대로 된 절대수익(α)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