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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체감 코스피 1872 vs. 내국인 매물벽 20조
지난해 유럽 재정 위기로 급락하기 전 코스피 고점은 2228.96이다. 유동성에 밀려 올라온만큼 코스피 지수가 전 고점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는 역시 수급에 달렸다.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던 외국인들은 아직 매수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지수 역시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펀드를 시작으로 본전을 찾은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매물벽이 ‘어마어마’하다.

▶외인 체감 코스피는 1872=외국인 투자자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서 국내 주식을 사고 판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국내 주식은 상대적으로 싸진다. 지난해 8월 1일 1050.5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기준 1123.90원으로 7%가량 올랐다. 14일 코스피 종가 2002.64는 달러 기준으로 1871.84에 불과하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최고점인 지난해 5월2일을 기준으로 원화기준 코스피는 전고점의 90%를 회복했지만 달러기준으로는 85% 회복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 가격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린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유럽의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시행으로 유동성이 넘쳐나 신흥시장에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증시는 원화강세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더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약 8조9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매수를 주도한 것은 영국과 미국계 자금이다. 영국 자금이 3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계 자금이 2조3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물벽 20조=외국인이 아무리 사들인다고 해도 매물이 더 많다면 지수는 올라갈 수 없다. 코스피 2000선 이상에서 가입한 주식형펀드와 랩어카운트에 프로그램 매물까지 고려하면 출회 가능한 물량만 최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지는 않겠지만 유럽 재정위기 악화와 원/달러 환율 급락,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질 경우 매물폭탄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2000선 위에서 국내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2조5000억원 안팎이다. 실제로 올들어 코스피가 1950선을 회복하면서부터는 환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최근까지 주식형펀드의 환매 규모는 약 3조4000억원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고점인 2050선 부근까지는 환매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랩어카운트로 유입된 자금 11조원도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로 나올 수 있으며, 프로그램 매매로 유입된 대량의 자금 역시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다. 한화증권은 또 향후 프로그램을 통해 쏟아져나올 수 있는 물량 규모도 7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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