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003902)에 대해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가 고배당 등 주주제안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14일 라자드펀드가 주주 제안사항으로 현금배당을 주당 2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할 것과 1주당 9주의 주식배당으로 유통 주식수를 늘릴 것, 그리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라자드펀드가 남양유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부터며, 현재 지분율은 약 1.8% 안팎이다. 주주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양유업측은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당장의 고액배당 보다는 신규 사업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적 역시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커피 사업에 신규 진출한데다 원유가격의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8.8% 감소했다.
하지만 그간 남양유업의 주주정책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았다는 점에서 이번 라자드펀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3분기말 기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총 27.42%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계 펀드 2곳을 포함한 외국인 지분율은 22%를 웃돈다. 여기에 국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힘을 합친다면 표대결도 가능하다.
남양유업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청산가치를 밑돈다. 연초 이후 남양유업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고작 541주지만, 이렇다할 유동성 확충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작년 3분기말 기준 남양유업의 자본총계는 8051억원로 전년 연간 매출액보다 많은 수준이지만 부채는 1738억원에 불과하다. 배당도 적다. 2009년 배당성향(순이익 가운데 현금배당액 규모)은 0.54%, 2010년엔 0.77%에 불과하다. 주당배당금을 작년의 25배인 2만5000원으로 올려도 배당성향은 작년 이익기준 14% 가량이 된다.
남양유업 주주총회는 다음달 중순에 열릴 예정이며,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