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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수급 3주체…랩ㆍ외인ㆍ연기금 매매동향, 뭘 사고 뭘 팔았나
연초 이후 이어진 코스피 랠리가 단기 정점에 도달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3대 큰손’인 외국인, 연기금과 투신(펀드), 그리고 자문형랩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공통점은 글로벌 경기와 연관성이 높은 화학과 조선업종 집중 매수다. 다만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철강 등 기존 주력 업종에 대한 접근 방식은 엇갈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IT를 집중 매수했지만 기금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팔아치우고 조선, 화학 업종에만 집중했다. 자문형랩은 IT를 서서히 팔고 화학, 철강 비중을 높이고 있다.

▶자문형랩, 화학ㆍ철강ㆍ조선 = 13일 헤럴드경제는 코스피가 6개월여만에 2000을 재돌파했던 지난 8일 기준 한투운용랩, 브레인랩, 창의랩 등 요즘 잘 나가는 주요 자문형랩 및 자문사들의 보유종목 리스트를 입수했다.

지난 6일 기준 연초이후 수익률 12.8%로 24개 자문형랩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한투운용랩1호’는 현대모비스(비중 7.9%)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 주가가 연초이후 1.5%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투운용랩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SK이노베이션(096770), 대림산업(000210), 풍산(103140), LG화학(051910) 등 다른 7% 이상 보유종목들이 모두 연초이후 30% 이상 수익 내면서 평균수익률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브레인투자자문의 ‘브레인 스텝다운 2호’는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대림산업, 한국타이어, NHN 등 6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각각 5% 이상을 차지했다. 창의투자자문의 ‘창의랩 1호’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CJ제일제당, 현대중공업, LG화학, 현대제철 등 6개 종목을 각각 5% 넘게 보유했다.

한편 최근 자문사 매매동향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하이닉스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기전자(IT)를 팔고 화학, 철강, 조선 업종을 매수하고 있다는 것. 가울투자자문은 지난 8일 하이닉스 비중을 7%포인트 낮추고 대신 LG화학 비중을 4%포인트 늘렸다. 브레인은 일임형 기준으로 한진해운 비중을 0.5%포인트 늘렸고, 창의랩은 대우조선해양 비중을 1.4%포인트 확대했다. 레오투자자문은 LG화학 비중을 4.2% 늘렸고 현대제철을 9.9% 비중으로 신규 매수했다. 반면 모빅투자자문은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주를 대부분 매도했다.


▶외국인, ITㆍ조선ㆍ화학=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이후 10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위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19% 수준이다. 화학과 조선, IT 업종의 대표 우량주들이 순매수 리스트를 채우면서 이들 업종의 회복세가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순매수 8위를 기록한 OCI의 경우 38.7%나 급등했다. 여기에 순매수 1위인 하이닉스(23.0%), LG화학(4위, 31.8%), 삼성중공업(9위, 38.3%)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밖에 삼성전자(2위), 현대중공업(3위), 포스코(5위), 현대차(6위), KB금융(7위), 한국타이어(10위) 등을 쓸어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발 금융위기에 대해 한시름 놓게 되면서 유동성이 한국 증시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원화가격 상승 추세에 따른 환차익 수요도 외인들의 집중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반면, 원달러 환율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국내 증시 매력도가 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IT, 화학, 조선 업종 매수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과 달리 개인들은 현매모비스(-1.5%),한국항공우주(-20.23%), 락앤락(-20.08%) 등이 낙폭 과대주 중심으로 대량 매수를 나타냈다. 제일모직, KT, 만도,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LG 유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 리스트에 올랐다.

▶연기금, 투신 살펴보니=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지만 수익률은 연기금과 투신이 가장 좋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연기금과 투신의 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8.4%, 27.4%로 주요 투자주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9.2%임을 감안하면 연기금과 투신은 시장을 15%포인트 이상 앞선 셈이다.

연기금은 연초 이후 화학과 조선 업종을 주로 사들였다. 가장 많이 사들인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27.8% 상승했고, LG화학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30% 이상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상승 탄력이 강했던 종목은 한진해운으로 상승률은 55.0%다. 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에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은 삼성전자 우선주가 유일했다.

펀드 환매로 연일 ‘팔자’에 나섰던 투신이 사들인 종목은 역시 이유가 있었다. 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단 한 종목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없으며, 가장 수익률이 안 좋은 종목이 연초 들어 13.0% 오른 신한지주다.

투신은 SK이노베이션과 호남석유 등 화학주와 더불어 금융과 소재, 산업재 업종에 투자했다. 우리금융과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주는 모두 매수 상위 20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등 건설주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투신은 최근 지수가 많이 상승함에 따라 시장 상승에 베팅하는 KODEX200 ETF를 대거 매도했고, 삼성전자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IT와 자동차 대표종목들도 매도했다.

최재원ㆍ성연진ㆍ안상미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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