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투기적 단기자금은 1~2개월에 걸쳐 10~20% 정도의 수익을 노리는 게 일반적인 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 이후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초기에 진입한 투기자금은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질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약세는 경기모멘텀을 중요시하는 장기자금이 아직 들어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단기 투기성 자금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여겨진다”며 5~7주간의 자금유입과 반대로 비슷한 기간 차익실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LTRO 이후 자금이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이 아니라 일부 신흥국에 집중된 것도 투기적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차익실현 스토리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힘을 얻는 게, ‘왝 더 독(wag thr dog)’ 경계론이다.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수에 지나치게 의존한 랠리였던 만큼 역풍의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주식선물가-주식현물가) 시장가격이 이론가격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은 100% 무위험차익거래 기회다. 여기에 원화강세 추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때문에 2월 옵션만기에 청산물량이 나오지 않았다. 3월 동시만기를 앞두고 베이시스가 더 좁아질 가능성은 낮다. 즉 매수차익거래 유입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LTRO이후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의 69.6%가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투자금의 83.7%가 인덱스나 차익거래형태로 유입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2009년 이후 순자산대비 자금유출입의 회전규모를 보면 ETF가 2.97%로 일반 자금의 0.9%대비 3배 이상 높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또 LTRO이후 외국인 평균매입 원/달러환율은 1120~1130원대에 집중돼 있다. 차익거래매수잔고 매입평균은 1127.5원이다. 그런데 옵션만기를 앞두고 1110원대로 떨어졌던 환율이 1120원대를 회복하면서 환차손 가능성에 직면한 점도 위험요인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유동성 장세라지만 유동성이 마냥 풀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철중 한국증권 연구원은 “LTRO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중은행이 유럽 단기국채 매수를 늘리면서 오히려 기업대출이 감소해 기업부도율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유로지역 유동성 증가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유동성 매력은 가격매력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겹칠 때 가장 크다. 지금의 유동성 랠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은 충족했지만 코스피 1800이란 낮지 않은 시점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가격매력 요소는 약하다. 2000년 이후 유동성 랠리가 새로운 강세장의 시발점이 된 경우와 약세로 전환된 경우는 반반의 확률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