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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터운 중산층 3억명의 힘…한국처럼 제조업 키우겠다”
인도상공회의소 사무총장 라지브 쿠마
[뉴델리(인도)=윤정식 기자]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어투, 다소 과장된 듯한 손짓의 액션. 약속장소에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난 미안함 때문인지 그의 설명은 자세하면서도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였다.

라지브 쿠마(Rajiv Kumar). 영국 옥스퍼드대학 박사 출신의 인도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다. 수십권의 경제 관련 베스트셀러로 인도 경제계의 슈퍼스타인 그가 인도상공회의소(FICCI) 사무총장에 오른 지도 이제 반 년이 지났다. 인도 관가의 핵심인 수도 뉴델리의 탄센 막 지역에 들어서자 유난히 삼엄한 경비가 외부인을 주눅들게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정부 부처가 아닌 상공회의소가 정부청사 안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메인 건물 안에 들어서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인도 정부가 경제 발전에 대해 얼마나 비중을 높이 두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인자한 얼굴로 들어선 라지브 사무총장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바로 깐깐한 얼굴로 바뀌며 때로는 웃기도, 때로는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이끌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산업의 재편되고 있다. 인도의 방향은 무언가.

▶세계 산업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전개될 것이다. 인도ㆍ중국ㆍ일본ㆍ한국의 경제력이 미국이나 유럽의 시장보다 더 커질 것이다. 지금 미국이나 유럽이 FTA나 TPP 같은 경제동맹체로 이런 흐름을 늦춰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인도 경제상황을 보면 실망스럽다. 돌파구가 있나.

▶인도는 IT 소프트웨어로 산업의 기반을 닦은 나라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나 철강 같은 제조업으로 그 무게중심을 바꾸려고 한다. 한국같이 제조업이 국가 경제의 기반을 닦아주면 글로벌 경제위기도 훨씬 수월하게 견딜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본다.

-제조업의 비중을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나.

▶일단 정부가 나서 2022년까지 현재 GDP 대비 16%에 머물고 있는 제조업 비중을 25%로 끌어올리려 한다. 현재 IT를 포함한 서비스업의 비중은 50%(1조500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차츰 뒤바꾸려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인도 중산층에 기대를 크게 건다.

▶통상적으로 인도 인구의 30% 정도가 중산층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려 3억명으로 미국의 총 인구 수와 비슷하다(지난해 4월 기준 인도 총인구는 12억명). 그리고 향후 10년 이내에는 5억명으로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자동차를 타고 각자 핸드폰을 사용하며,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 17개사가 인도에 공장을 지었는지 설명이 되나?

-중국에 비하면 인프라 등 모든 면이 뒤지는데 그런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인가.

▶중국과 우리를 비교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는 아픈 과거이긴 해도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으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뼛속까지 받아들인 나라다.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 국가다. 외국 기업이 진출해 100% 지분을 갖는 것마저 불가능한 시장인데 이를 인도와 비교한다는 것은 기분 나쁘다. 당장의 상황보다는 가능성을 봤으면 한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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