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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관리 'α혁명' 시작된다> 능동적 위험관리…α투자가 뜬다
① 투자, β시대서 α시대로
시장의존형 피동적 β상품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노출

금융위기때 신뢰도 치명타


“원금 지켜라” 투자 제1원칙

하락장 위험도 낮춘 α방식

12년간 연평균 수익률 두각

불확실성의 시대‘ α혁명’은 필수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영국 고고학자인 고든 차일드는 1936년 펴낸 책 ‘Man makes himself’에서 ‘신석기혁명(The Neolithic Revolution)’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소개한다. 자연선택적 수렵·채집에만 의존하던 인류가 자기선택적인 농경이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을 발견함으로써 사회문화적 발전을 이루었다는 뜻에서다.

21세기 대한민국에도 투자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알파(α)혁명’이다. 시장이 주는 수익만을 추구하던 베타(β)형 투자에서 벗어나 투자자가 각각의 눈높이와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헤럴드경제는 자산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는 α투자를 집중 조명해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이 주는 수익에 피동적으로 의존하는 β상품 중심의 금융투자상품 체계에 대한 반성이 α혁명의 배경이다. β형 상품인 성장형 주식펀드, 자문형 랩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며 각각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점점 짧아져가는 경제주기와 블랙스완 출현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에 있어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2009년과 2010년 증시 활황으로 잠시 주춤해졌던 위험관리에 대한 수요는 2011년 다시 고조된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심각성이 원인이다.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금융위기 전부터 헤지펀드에 대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해왔던 한국운용은 업계 처음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α형 시대의 본격 도래를 주장했다. 작년 초 내놓은 ‘글로벌타킷리턴펀드’는 진정한 의미의 국내 최초 자산배분형 α투자 상품이다. 뒤이어 삼성증권이 위험관리에 중점을 둔 ‘골든에그’는 출시 50일 만에 1조원을 모을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끈다. 이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전략을 접목한 상품이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출시되기 시작됐고, 작년 12월 말에는 대표적 α투자 상품인 한국형 헤지펀드가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정찬형 한국운용 사장은 “일반 성장형 펀드는 경기부침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금과 부동산이 예전과 같은 자산축적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투자가 저축이 되는 시대, 노령화로 노후생활자금 마련이 더욱 절실해지는 때다. 자산관리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중위험중수익 형태의 상품이 향후 자산관리 시장의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 α투자가 기존 베타(β)형 투자와 다른 게 뭘까.

경제학에서 β란 시장포트폴리오의 가격변동에 대한 개별증권의 가격변동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투자에서 β값이 크다는 것은 시장위험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β가 줄어들수록 α는 커진다. 일반 펀드의 위험지표로 사용되는 ‘젠센의 α’는 시장위험조정수익률을 뜻한다.

β투자는 상승기회 참여도는 크지만, 하락위험 노출도도 크다. 반면 α는 상승참여도는 낮지만, 하락 노출도는 낮다.

β는 주기적으로 양털을 깎는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입증됐듯이 β에만 의존하면 수년간의 상승분을 단 한 해에 모두 날려버리기도 한다. 반면 α는 상승장에서 덜 얻지만 하락장에서 덜 잃음으로써 복리효과가 극대화된다. 워린 버핏의 투자원칙 1호는 ‘원금을 잃지 마라’다. 원금 손실을 회복하려면 손실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거둬야 한다.

2000년부터 12년간의 투자효율을 비교해보면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α를 추구한 경우 연평균 수익률에서 국내주식과 국내채권, 해외주식을 모두 앞섰다. 반면 투자불안지표인 변동성은 채권보다는 높지만, 주식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에 그쳤다.

당장 작년만 봐도 α투자의 효율성이 드러난다. 2011년 코스피 수익률은 -11%다. 2012년 2011년 초 원금을 회복하려면 12.36%의 성과가 필요하다. 2011년 원금만 지켰다면 2012년 수익률 부담은 줄어든다.

2012년에도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다. 유럽ㆍ미국ㆍ중국 모두 불확실하다. 이란도 불안하다. 2013년 이후 글로벌 경제의 방향도 ‘저성장’이다. 자산시장의 α혁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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